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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극적 회생' 미스터피자, 오너리스크 벗고 부활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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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결정 원인은 '오너리스크'와 '불확실성'

"오너 일가 확실한 경영 배제·회생 가능성 보여줘야"

뉴스1

서울 서초구 엠피그룹(미스터피자) 본사에서 한 시민이 미스터피자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17.7.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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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미스터피자가 오너 일가의 경영권 포기 추가 확약서로 극적 회생했다. 4개월의 개선 기간이 주어지며 상장 유지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주식 거래 정지 통보 결정을 받고 회생에 안간힘을 써왔던 미스터피자는 내년 봄까지 일단 시간을 벌었다.

◇상장폐지 위기 원인은 '오너리스크'와 '기업 존속 불확실성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하고 4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보다 앞선 3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가 의결됐으나 오너 일가의 경영권 포기 확약으로 극적으로 살아났다.

MP그룹은 내년 4월10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7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만일 내년 MP그룹의 감사보고서에서 회계법인이 '적정' 의견을 내지 않는다면 미스터피자는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MP그룹이 상장 폐지 문턱까지 갔던 가장 큰 이유는 외부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이 지난 8월 반기보고서에 '의견거절'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하면 상장 유지가 어렵다.

안진회계법인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정 전 회장의 횡령 및 배임으로 인해 부정위험요소가 존재하고 이로 인해 재무제표가 왜곡표시될 위험을 감사할 수 있는 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주요 계정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자보상비율이 53%로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을 초과하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12억원 초과하는 등 기업이 존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회계법인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자구계획에 차질이 발생해 회사가 계속기업으로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을 통해 장부가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황하지 못할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103억원이었던 MP그룹의 매출(개별 기준)은 2016년 970억원, 지난해 815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2015년 73억원에서 지난해 11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매출은 501억원이며, 영업손실은 4억원을 기록 중이다.

◇오너일가 경영포기 확약에 기사회생…주주 신뢰 회복 '험난'

미스터피자는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정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최소 3년간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확약하는 내용의 계획서를 제출, 겨우 상장폐지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더불어 업무방해 혐의로 정 전 회장과 재판을 받고 있는 최병민 전 대표와 김수진 전 비서실장 등 주요 비등기 임원 4명 전원에 대한 사임 및 사직 처리를 실시했다.

모두 검토 보고서에 지적된 '부정위험 요소'를 제거하려는 노력 중 하나로 풀이된다. 즉 경영에서 물러난 정 전 회장이 언제든 다시 복귀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행보다.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고 회사를 위기를 몰았던 임원들을 사직 처리함으로써 다시 과거의 부적절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일종의 '각서'라는 설명이다.

다만 경영 포기 기간이 최소 3년이기 때문에 정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다시 참여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시간의 문제일뿐 최대 주주로서 언제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또 정 전 회장이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 혹은 대법원에서 형량이 낮아지거나 무죄가 나올 경우 훗날 경영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미스터피자의 최대 주주 2인은 정우현 전 회장과 정 전 회장의 아들인 정순민 전 부회장으로 각각 16.78%를 보유하고 있다.그 다음으로 부인 정영신씨와 딸 정지혜씨로 각각 6.71%를 갖고 있다. 정 전 회장을 포함한 네 사람이 보유한 지분은 46.98%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오너 리스크로 나락으로 떨어진 매출을 다시 끌어올려야하는 데 있다. 미스터피자는 전문경영인 영입과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투명경영위원회를 만들고,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일부를 매각해 500여억원의 금융부채를 지난 10월에 모두 상환했다.

또 가맹점과 논란의 원인이 됐던 원·부자재 공급문제는 가족점주와 구매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양측이 상생하는 구조로 바꾸고, 지속적인 상생을 위해 자사주 210만주를 출연해 복지재단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노력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적자가 계속될 뿐 아니라 여전히 빚에 허덕이고 있다보니 이를 극복할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MP그룹은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왔던 경영투명성 제고 및 상생경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게자는 "외식 산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한 번 떨어진 이미지를 다시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미스터피자=갑질'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을 떨쳐내기 위해 4개월 안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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