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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경제신문은 내친구] 취업자 늘었는데 실업률도 급증?…알쏭달쏭한 고용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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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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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수가 지난해 11월에 비해 16만5000명 증가했다는 반가운 통계청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11월 고용률은 61.4%로 지난해 11월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은 또 지난 11월 실업자는 9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 늘어났다는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실업자 수로는 11월 기준으로 19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1999년 11월 1일,105만5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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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취업자 증가와 높은 실업률이 동시에 나타나는 다소 기이해 보이는 고용통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자세한 숫자와 원인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알 수 있겠지만 고용지표 산출 방식과 경기 변동을 통해 이유를 엿볼 수 있습니다. 주요 고용지표를 산출하기 위해 편의상 노동력을 <그림①>과 같이 구분합니다.

고용지표로는 만15세이상인구 중 취업 상태인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고용률', 만15세이상인구 중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경제활동참가율' 그리고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실업률'이 있습니다. 이러한 고용지표를 산출하는 공식적인 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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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을 산출할 때 실업자는 지난 일주일간 일을 하지 않았으나 일이 주어질 때 일을 할 수 있고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수행한 사람을 뜻합니다. 따라서 언급한 세 가지를 충족하지 못하면 일을 하지 않더라도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가령 전업주부, 재학 중인 대학생, 명시적인 구직 활동 없이 입사시험·면접을 준비 중인 취업준비생은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됩니다. 공무원 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하거나 기업들의 대규모 공채가 있는 달에는 실업률이 상승하게 되는데 원서 접수를 구직 활동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취준생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 전환돼 실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업률과 고용률 통계는 계절에 따른 변동성(계절성·seasonality)을 가지게 됩니다.

만약 대규모 공채가 있는 달에 많은 취준생이 지원서를 쓰고 채용 절차에 응하게 되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됩니다. 이것은 만15세이상인구에 두드러진 변화가 없다면 채용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실업률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한편 채용 절차가 완료돼 취업·실업 여부가 결정된 경우 취업자로 편입된 사람보다 실업 상태로 남아 있는 사람이 더 많다면 취업자 수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공채가 시작된 달보다 더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것입니다. 아울러 만15세이상인구가 일정한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 중 일부가 취업자로 편입됐으므로 고용률은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새롭게 만 15세가 되는 연령대 인구가 사망자보다 많아 만15세이상인구가 미세하게나마 증가하고 있다면 고용률이 정체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한편 전년 동기에 비해 고용률에 두드러진 변화가 없는 가운데 취업자 수와 실업률이 동시에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한 가지 단서로 경기에 따른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전년 동기보다 현재 경기가 하강 국면에 완연히 진입한 상태라면 비경제활동인구에 더 많은 잠재경제활동인구(잠재구직자·잠재취업가능자)가 적체돼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채용시즌에는 취준생 중 일부는 취업자로, 나머지는 실업자로 편입되면서 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됩니다. 만약 경제가 꾸준히 성장했거나 혹은 대규모 채용이 있었다면 신규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가 경기 하강·불황 국면에 있다면 상대적으로 실업자로 남게 되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전년 동기와 대비해서 취업자 수는 증가하지만 동시에 실업률도 증가하는 다소 기이해 보이는 고용통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청년 실업률의 변화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이처럼 신규 취업자 수의 증감과 실업률에 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비경제활동인구와 경제활동인구 간 전환 및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 간 비율을 꼽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전환이 이뤄지는 방식을 산업별·고용별로 면밀히 관찰하면 고용지표는 경제 상황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는 유용한 힌트가 될 것입니다.

[최봉제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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