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3 (월)

경찰 "강릉 펜션 주인 과실 여부 법률 검토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강릉(강원)=방윤영 기자, 김영상 기자] [(종합)경찰, 펜션 주인 혐의 포착땐 피의자 전환…사망한 학생 3명은 21일 발인]

머니투데이

강원 강릉 펜션 고교생 사망 사고와 관련 19일 오후 강릉의 한 펜션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2차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 강릉 펜션 사고의 피해자 중 한 명이 퇴원하는 등 부상 학생들이 회복 중이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핵심인 보일러 배기관 분리 원인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한편 펜션 주인의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수사본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보일러로 보고 설치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 건지, 배기관이 어긋난 시기와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일러 배기관이 언제 왜 어긋났는지, 보일러 설치 단계부터 결함이 있었는지가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일러는 펜션이 올해 7월 운영을 시작하기 전인 2014년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설치 당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현재 단계에서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일러가 설치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더라도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학생들이 펜션에 머물기 10여일 전에도 같은 방에 숙박객이 있었다. 학생들이 펜션을 찾기 전 10여일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수사에 중요한 부분이다.

경찰은 사고 당일인 18일부터 이틀 동안 펜션 주인 김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펜션 주인 김씨의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며 혐의가 포착될 경우 피의자로 전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어서 (김씨 과실 여부 등을)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진행된 2차 합동감식에서는 보일러를 모두 해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감식을 맡겼다. 배기관에 지문이 묻어 있는지, 보일러 자체 결함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 감식 결과는 최소 2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본부는 강원지방경찰청 2부장(경무관)이 본부장을 맡고 강원청과 강원 강릉경찰서 소속 형사 등 총 64명으로 꾸려졌다.

머니투데이

강희동 강릉아산병원 권역 응급의료센터장이 20일 오후 강릉아산병원 중강당에서 강릉 펜션 사고 환자들의 상태를 취재진에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던 학생들 7명 중 1명은 다음날인 21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호전됐다.

강희동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에서 "19일 일반병동으로 이동한 1명은 내일까지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집으로 귀가할 수 있는 상태"라며 "일상생활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당 학생은 사고 당시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가 피해 학생들 중 가장 낮았다. 의료진은 내일까지 치료하면서 환자 상태를 보고 보호자와 논의한 뒤 퇴원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5명 중 2명은 이날 오후 1시50분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 다른 2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 중인 다른 학생 2명 역시 미약하지만 호전되고 있는 상태다.

다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들은 아직 친구의 사망 소식을 모르고 있다. 김한근 강원 강릉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들은 친구들이 사망한 사실을 모른다"며 "이를 알게 될 경우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고대책반 역시 환자들을 개별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빈소와 분향소에는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사고로 숨진 학생 3명의 분향소는 서울 대성고와 나란히 있는 대성중학교에 이날 마련됐다. 학부모·교직원·학생 등만 조문할 수 있고 외부인의 출입은 통제된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분향소 조문이 시작됐고 한 시간을 채 넘기기 전에 250명이 넘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분향소를 찾았다. 곳곳에서는 울음을 참는 듯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빈소가 마련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도 친구와 선·후배들의 조문이 계속됐다. 서울 은평구청에 따르면 발인은 21일 진행된다. 분향소는 같은 날 오후까지 운영된다.

이달 18일 강릉 저동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보일러 배기가스 유출로 학생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하거나 정신을 잃은 것으로 파악한다. 보일러와 결합 돼야 할 배기관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가스가 유출될 수 있었다.

강릉(강원)=방윤영 기자 byy@mt.co.kr,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