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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강릉 펜션 보일러 급기관, 벌집에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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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연소 탓 떨림이 원인 가능성…경찰, 관리소홀 등 조사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은 강릉 펜션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스보일러의 급기관(공기 유입관) 입구 일부가 ‘벌집’으로 막혀 있던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관리부실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가스보일러 본체와 벌집으로 막힌 급기관 등에 대해 정밀감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벌집으로 일부가 막힌 급기관이 보일러 본체와 배기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 조사하고 4~5일 후 그 결과를 경찰에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전문건설업면허(가스시설시공업1·2·3종)를 등록하지 않은 무자격 업체에서 가스보일러를 시공한 이후 관리·점검까지 소홀했던 총체적 부실이 결합돼 참사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보일러 설비업계 관계자들은 “급기관을 통해 공기(산소)가 제대로 유입되지 않으면 불완전연소로 인한 떨림 현상 등이 일어난다”며 “내열 실리콘으로 이음매를 꼼꼼히 마감하지 않으면 배기관 연통이 보일러 본체에서 떨어져 그 틈새로 일산화탄소가 누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이 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실시한 1차 현장검증에서 펜션 베란다에 설치된 보일러와 연결된 배기관 연통이 떨어져 이탈돼 있고, 이음매도 내열 실리콘으로 마감되지 않은 점이 포착됐다.

경찰은 이번 참사의 과실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보일러 시공업체와 펜션 업주, 가스안전공사, 가스공급업체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가스 누출 원인과 법규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재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 4명 중 2명은 며칠 후 퇴원이 가능하고, 나머지 2명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입원 중인 학생 2명은 치료기간이 다소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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