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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강릉 펜션’ 보일러 급기관, 벌집에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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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부족해 불완전연소 가능성… 경찰, 어긋난 배기통 연관성 분석

서울 대성고 3학년생 3명이 목숨을 잃은 강원 강릉시 펜션의 가스보일러 급기관이 벌집에 막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경찰과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강릉 아라레이크펜션 201호 보일러의 급기관 입구가 벌집으로 막힌 사실이 확인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급기관은 연소에 필요한 공기를 바깥에서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며 보일러실 벽을 통해 외부와 연결돼 있다. 배기통과는 별도의 장치다.

강릉의 한 가스보일러 시공업체 관계자는 “급기관이 막히면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부족해 불완전연소가 발생하면서 폭음과 함께 배기통이 이탈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일러가 정상 가동하려면 급기관의 공기 흐름이 원활해야 하는데, 벌집으로 인해 공기 유입이 제대로 안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벌집에 의해 급기관이 어느 정도 막혔는지, 이것이 배기통이 어긋나는 데 영향을 끼쳤는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에 의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국과수의 정밀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건축주, 펜션 운영자, 보일러 시공업체 및 가스안전공사 관련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2014년 건축 당시 가스보일러에 시공자 명칭이나 상호, 시공자 등록번호, 시공 일시 등의 정보를 표기해야 하는 시공 표지판이 없는데도 가스안전공사가 완성검사를 하면서 ‘적합’ 판정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가스안전공사 측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용기와 배관까지만 점검했고 보일러 설치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르면 24일부터 관내 550여 개 농어촌민박에 대한 일제 점검을 하기로 했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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