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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오늘부터 최저임금 8350원…논란은 여전히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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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는 소상공인연합회의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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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새해부터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오른 시급 8530원으로 적용된다. 불과 2년 사이 최저임금이 30% 가까이 오르면서 각종 논란도 커졌다. 일을 하지 않아도 지급되는 주휴수당이 최근 가장 큰 논란이 됐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지난해 7530원보다 10.9% 인상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한 달 209시간 근무 시 월 급여는 지난해 157만3770원에서 174만5150원으로 17만1380원 인상됐다.

최저임금은 상용근로자뿐 아니라 임시직·일용직·시간제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등 고용형태나 국적과 관계없이 근로기준법상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

지난해 개정된 최저임금법이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매달 1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정 비율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기로 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에 따라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도 전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최저임금 산정시 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방식이 명문화됐다.

하지만 주휴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하는 최저임금 산정식을 명문화 하면서 산업계의 반발이 매우 커진 상황이다.

산업계는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30% 가까이 인상된 가운데 고용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이 근로자의 임금을 추가로 올리는 효과를 내며 사용자의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진다고 반발했다.

산업계는 특히 고용부가 대법원의 판결까지 무시하고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월 대법원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위한 임금을 산정할 때 주휴수당을 가산해야 하지만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에도 비슷한 판결을 내렸다.

모두 최저임금 계산식에서 주휴시간을 빼야한다는 산업계의 주장과 비슷한 판결이다.

산업계는 이같은 대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고용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이 대법원의 판단과 배치된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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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안 등을 심의 의결하기 위한 국무회의가 전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려 이낙연 국무총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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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고용부는 대법원이 주휴시간을 문장 그대로(문리적)해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의 판례는 현 최저임금법 시행령에서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주휴시간 문구가 없고 소정근로시간 수로만 나누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법령의 문구에 따라 문리적으로 해석한 것이라는 의미다.

고용부는 그동안 행정지침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는 최저임금 산정시 주휴시간을 포함하도록 지도해왔다고 주장했다. 행정지침과 대법원 판례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시행령을 빨리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고용부의 이같은 설명에도 산업계의 반발은 여전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전일 개정안이 통과되자 곧바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연합회는 "주휴수당에 관계된 근로시간은 최저임금 월 환산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를 따르지 않고 정부는 오히려 이번 개정안으로 최저임금 위반 산정기준에 주휴시간을 포함시키는 것을 명문화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범법자로 내몰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대부분의 경제단체들이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우려를 표시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야당도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며 향후 관련 제도를 개편할 것을 예고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걷잡을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 뻔한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가결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국회에는 최저임금 산정기준에서 주휴시간을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최저임금법 일부개정안 2건이 발의돼 있다"면서 "시행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위법 개정 논의를 지켜보지 않고 하위법을 날치기 발표하는 것은 입법부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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