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여자골퍼 ‘핫식스’ 이정은
지난해 KLPGA 상금왕·최저타수 2연패
퀄리파잉 시리즈 수석합격으로 LPGA행
“첫승보다는 적응 우선, 차근차근할 것
친숙한 US여자오픈 성적 내면 좋겠죠”
‘휠체어탁구’ 아버지 걱정하는 ‘효녀 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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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미국 투어에 갈 생각은 없었다. 자신이 4살이던 때,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에 의지해 사는 아버지와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경험 삼아 도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퀼리파잉(Q) 시리즈에서 덜컥 수석합격의 영예를 안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9 시즌 미국 투어 풀시드 출전권을 확보했기에 고민은 깊어만 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도 2016년 신인상, 2017년 올해의 선수, 상금왕 등 전관왕 등극, 그리고 2018년 상금왕·최저타수상 2연패,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 수상 등 영광은 다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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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스폰서와 부모의 적극 후원과 지원 약속을 받아내 미국행을 결정했다. 주인공은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이다. 핫식스는 국내 투어에 이정은이라는 이름의 선수가 많은데, 그가 ‘이정은6’으로 불려 붙여진 별명이다.
“1승에 목매지 않을 겁니다. 적응 기간이 필요해요. 차근차근하다 보면 될 겁니다.” 미국 투어 진출을 앞둔 이정은은 3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목표와 계획에 대해 털어놨다.
“국내 투어에서도 1승 없이 신인상을 탔는데, 올해 몇승을 목표로 뛰고 싶진 않아요.” 그러면서도 그는 취재진의 계속된 질문에 “‘5년 연속 한국인 신인왕’ 등극을 첫 번째 목표로 삼고 싶다”고 했다. 한국 선수들은 2015년 김세영을 시작으로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이 미국 투어에서 연이어 ‘올해의 신인’ 트로피를 차지한 바 있다.
첫 우승은 어느 대회에서 하고 싶을까? 이정은은 “어떤 대회에서 우승해도 감격스러울 것 같다”면서도 “어느 선수든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 한다. 지난해까지 두 번이나 참가해 친숙한 유에스(US)여자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기분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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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전 대회는 다음 달 14일 열리는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으로 잡았다. 그 다음 주 타이 혼부리에서 열리는 ‘혼다 엘피지에이 타일랜드’에는 아직 출전자격이 없어 나가지 못하고, 이어 다음 달 28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에이치에스비시(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15일 타이로 전지훈련을 떠나 3주 동안 훈련할 예정인데 목표도 세웠다. “저의 가장 부족한 부분이 바람 불 때, 날씨가 안 좋을 때 샷 메이킹인데, 이 부분을 보완할 것입니다. 100m 이내에서는 최대한 샷을 핀에 붙여 버디를 잡기 위한 연습도 많이 할 겁니다.”
어려운 미국 코스 적응을 위해 국내 투어에서 그랬듯이 처음 접하는 코스는 18개 홀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연구하기로 했다. 미국 투어 연착륙을 위해 20년 베테랑으로 유선영과 찰리 헐의 백을 멨던 아담 우드워드(호주)라는 캐디도 구했다. 지난해 말부터 영어회화 공부도 시작했고, 멘털 코치도 구했다.
매니지먼트사인 브라보앤뉴(대표 장상진)와 새롭게 계약을 맺은 것도 큰 힘이 됐다. “박인비, 유소연 프로와 같은 매니지먼트사에 있다는 게 든든합니다. 미국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언니들이잖아요. 언니들처럼 꾸준한 성적을 내고 싶어요.”
이정은은 “미국 투어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는 고진영 언니인데, 언니가 ‘착한 사람들만 모여 있는 투어’라고 얘기해줘서 기대된다”고도 했다. 그는 또 “선배 언니들이 워낙 잘하고 계셔서 이번에도 (신입) 한국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클 텐데, 선배들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부모에 대한 걱정은 좀처럼 떨궈내지 못했다. “엄마는 제가 적응할 때까지 3개월 정도 같이 미국에 가 있을 겁니다. ‘걱정하지 말고 투어에서 뛰라’고 하는데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어요.” ‘효녀 골퍼’의 마음은 애절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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