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4일 전두환 前대통령 자택앞 '이순자씨 발언' 규탄 집회…"천인공노할 만행" 분통]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 소속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내 남편 전두환은 민주주의 아버지' 발언 규탄 기자회견에서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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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칭한 부인 이순자씨 발언에 5·18 광주민주화 운동 유족들과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광주지역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시민단체인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오사모)과 '옛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들' 회원 10여명은 4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회원들은 이날 전 전 대통령 사저 앞으로 진입하다가 경찰에 막히자 길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이 과정에서 회원 한 명이 호흡 곤란을 호소해 구급차가 출동했지만 진정돼 병원으로 이송되지는 않았다.

오사모는 이날 집회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씨의 발언을 규탄했다.

오사모는 성명에서 "이순자씨는 기해년 새해 벽두부터 궤변과 망언으로 국민적 분노와 지탄을 한몸에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오사모는 "전두환씨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선량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빨갱이와 폭도로 몰아 천인공노할 학살만행을 저지른 학살자이며, 법에 의해 유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범죄자 일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사모는 "진정한 반성과 참회로 5월 영령과 국민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해도 시원치 않은데 끊임없이 책임을 회피하며, 5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하하는 당신들의 후안무치함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달 1일 한 인터넷 보수매체와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단임을 이뤄서 지금 대통령들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하지 않느냐"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사모는 이달 7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전 전 대통령 재판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오사모는 "전씨는 그동안 법적 심판을 피하고자 잔꾀를 부리며 출석을 거부해 국민적 공분을 사왔다"며 "이번의 망언도 혹여 재판을 앞두고 불출석 명분과 동정여론을 의식한 발언이자 술수라는 걸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지난해 8월 첫 공판기일이 진행됐으나 전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오사모는 "법원은 전씨가 또다시 재판에 출석을 거부한다면 강제 구인으로 법정에 세울 것을 요구한다"며 "5월 광주 왜곡과 폄하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단호한 법의 심판이 내려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사모는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 텐트를 치고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해진 기자 hjl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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