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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美 민주ㆍ공화 서로 ‘셧다운’ 면피 공방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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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 국경 방문할 것”
한국일보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7일 의사당 앞에 정지가 적힌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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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7일(현지시간)로 17일째 이어지면서 실제 피해를 보는 미국인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은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방송 연설을 예고하며 여론 몰이에 나섰고, 민주당은 상원에서 가로막힐 것이 분명한 ‘민주당표 예산안’을 밀어붙이며 공화당의 이탈을 기대하고 있다. 양측의 대결이 장기화하며 셧다운의 피해만 늘고 있다.

백악관은 7일 “트럼프 대통령이 8일 공중파 방송 황금 시간대(오후 9시)에 대국민 방송연설을 하고 10일에는 멕시코 국경지대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국가 안보를 강조하고 국경 장벽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협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장벽 예산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자, 결국 지지층의 여론 몰이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게 백악관의 구상이다.

반면 민주당은 의회를 이용해 공화당을 흔드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7일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이 8년 만에 장악한 하원은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이 일절 포함되지 않은 예산안을 내세웠다. 이미 3일 개원과 동시에 ‘민주당표 예산안’을 상정해 처리한 바 있다.

물론 하원 예산안은 상원의 동의 없이는 유효할 수 없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는 법안은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셧다운이 끝날 때까지 어떤 법안 처리에도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상ㆍ하원을 통째로 볼모로 삼은 것이다.

지난 주말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콘크리트 장벽 대신 강철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국경 장벽 건설 자체에 반대하는 민주당과의 협상을 도출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이뤄진 ‘임시 예산안’에 대한 민주당과의 합의를 뒤집었다며 대통령의 직접 결정이 아니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치 속에 셧다운 피해는 계속 늘고 있지만 민주ㆍ공화 양당은 이날도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송 연설을 두고 “악의와 거짓 정보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도 동일한 방송 시간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민주당의 관심은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고 정치적으로 모욕 주는 데만 쏠려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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