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역 광장의 `강제징용 노동자상`

일본 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3인에게 처음으로 원폭피해자에게 주는 ‘피폭자(被爆者)수첩(피폭자 건강수첩)’을 발급하라고 판결했다. 피폭자수첩 발급은 관계 법령에 따라 의료특별수당, 특별수당, 건강관리수당, 보험수당, 개호(介護·간병)수당 등의 지원을 의미한다.

일본 나가사키(長崎)지방법원은 8일 나가사키시가 한국인 징용피해자 출신 3인의 피폭자수첩 발급 신청에 대해 각하(却下) 처분한 것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아사히신문·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재 90대인 한국인 3명은 1943∼1944년 강제징용돼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나가사키조선소에서 노동하던 중 1945년 8월9일 미군의 원자폭탄 투하로 피폭 피해를 입었다. 당시 3인은 미쓰비시 나가사키조선소나 수용됐던 시내 기숙사에 있었다. 2015년, 2016년 3인의 피폭자수첩 신청에 대해 시는 70여년이 지나 피폭 증거나 증인이 없다는 핑계로 각하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해 11월29일 우리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회사이기도 하다.

피해자 3인은 지난해 6월 재판정에 나와 “갑자기 하늘이 붉게 변하고 쿵 하는 소리가 나면서 유리가 깨졌다”고 피폭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법원은 이날 “원고의 진술이 (주장을) 뒷받침하고 (진술의) 골격 부분의 신뢰성을 긍정할 수 있다”고 피폭자수첩을 발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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