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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돌아온 노영민 “춘풍추상 정신” 되새기며 기강·소통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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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장·정무수석·소통수석 교체

문 대통령 집권 3년차 ‘성과 드라이브’

여당 “당정청·야당과 대화정치 기대”

야당 “친문 귀환…소통 더 막힐 것”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제 부족함을 경청으로 메우겠다”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

“정책에 민심의 옷 입히는 데 최선”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

“국민과 소통 역할 충실히 하겠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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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노영민(62) 주중대사를 대통령 비서실장, 강기정(55)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도한(58) 전 <문화방송> 논설위원을 정무수석과 국민소통수석에 임명하는 2기 청와대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 기강을 다시 잡고, 집권 3년차 성과 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이런 청와대 개편 인사를 발표했다. 임 실장은 “노 신임 비서실장은 폭넓은 의정활동을 통해 탁월한 정무능력을 지니고, 주중대사로 안보 최일선에 헌신해온 정치인으로 풍부한 네트워크와 소통 능력이 강점”이라며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혁신적 포용국가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야 하는 상황에서 최고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노 신임 실장은 “부족함을 경청으로 메우려 한다. 어떤 주제든, 누구든, 어떤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경청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3선 의원 출신인 노 실장은 2012년 대선과 지난 대선 당시 각각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과 선거대책위 조직본부장을 지낸 핵심 측근이다. 문 대통령이 2015년 “주요 정치 현안을 노 의원과 상의한다”고 할 정도로 신뢰가 깊다. “유연하고 합리적인 스타일”이라는 게 여당 의원들의 평이다. 노 실장은 초대 비서실장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지만, ‘친문재인’ 이미지 탓에 주중대사로 낙점됐다.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의 뜻을 국회에 잘 전달하고, 국회의 민의를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무수석은 정책에 민심의 옷을 입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강 수석에 대해 “검증된 정무 능력을 바탕으로 협치를 통한 국민 대타협을 하는 데 큰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3선 의원 출신의 강 수석은 2015년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일 때 정책위의장을 맡아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을 이끌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인기’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호남 정치인이 대거 탈당할 때 ‘당과 문재인’을 지켰다. ‘깜짝 발탁’으로 평가받는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은 “국민, 기자들과 함께 소통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개혁 성향의 윤 수석이 적극적인 국정 홍보와 언론 개혁 소임을 맡았다는 평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취임 3년차를 맞아 중량감 있는 의원 출신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배치해 청와대 기강을 바로 세우고, 당정청을 포함한 야당과의 소통 강화로 민생 관련 입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노 실장은 “(청와대 비서실 사무실에 걸린) 춘풍추상(春風秋霜: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한다)이란 글은 비서실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되새겨야 할 성어”라며 기강을 강조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1기 임 실장 체제보다 친문 색채가 강하고 중량감이 있다”며 “청와대 내부 장악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 때는 당·청 간 정무적 협의 부분에서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중진 출신인 노 실장과 3선 의원을 지낸 강기정 정무수석이 기용되면서 당·청 관계가 좀 더 원활하게 전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당 안에서도 “노 실장과 강 수석은 야당 지도부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로 야당과 대화 라인을 복원한 것”이란 평이 나온다. 하지만 친정 체제 강화가 내부 결속에만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과거에도 정권 후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내부적으로만 뭉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여당이나 야당과의 관계에서 청와대의 폐쇄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문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을 배치한 ‘폐쇄적인 인사’라고 비판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원조 친문 사단의 청와대 귀환으로 국민 소통 길은 더 막힐 것”이라고 논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 민정수석이 유임된 데 대해 “야당의 문책 요구에 답도 없이 참모진을 개편하는 것은 야당에 대한 전쟁 선포”라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기강 해이 논란의 중심인 조국 수석은 그대로 둔 채 갑질하는 비서실장과 동료 의원 폭행 전과가 있는 정무수석을 앉힌 이유가 뭐냐. 청와대의 독선과 전횡을 반영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노 실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당시 의원회관에 카드 단말기를 놓고 자신의 시집을 강매했다는 의혹 탓에 위원장직을 사퇴한 뒤 6개월 당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고 20대 총선에 불출마했다.

성연철 김태규 이경미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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