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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勞 “최저임금 논의 불참”… 강경 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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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정부안에 대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긴급회의’를 열었다. 배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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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가 정부가 주도하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과정 논의에 불참을 선언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마련한 개편안을 추진하는 데 들러리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를 통해 노사가 중심이 된 최저임금제도 개선 논의를 제안하면서 정부가 이를 거부하면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계획된 논의는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 당분간 노정관계 경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은 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초안)이 절차와 내용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근로자위원인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제도 시행 이후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이처럼 관련 정책을 밀어붙인 적이 없다”며 “이달 안에 최임위 전체회의를 열어 종합적인 제도 개선책을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은 전문가ㆍ노사토론회 등 정부 주도로 진행하는 모든 의견수렴 과정에 불참할 계획이다.

정부의 초안처럼 최저임금위원회를 개편하면 노사 당사자는 거수기로 전락한다고 주장하는 노동계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노동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난해말부터 ‘탄력적 근로시간제(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제 개편에까지 자신들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경고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총파업을 통해 배수진을 치겠다”고 했고,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도 기자회견에서 이날 사회적 대화 문제(경사노위 참여)도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다만 당장 행동에 돌입하거나 사회적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쟁 예고 시기를 2월로 잡은데다 민주노총은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28일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에게 (경사노위 참여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집행부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임위 개편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에 대해 정부는 최저임금 개편 논의의 출발점으로 ‘초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노동계가 의견을 적극 개진하면 이를 반영해 최종안을 만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최태호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은 “최임위 전체회의 개최는 최임위 차원에서 결정하는 문제로 일종의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니 열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이와 별개로 정부가 계획한 토론회 등은 계획한 일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임위 개편과 관련 10일 전문가토론회, 16일 전문가 및 노사토론회, 26일 TV토론 개최가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2월 임시국회가 올 상반기 노정관계의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봤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기점으로 노정 갈등이 더 심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노사관계의 큰 그림을 그려보는 지혜가 필요하고 정부 역시 한쪽 편이 아닌 노사의 자율성을 믿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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