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에서 박복규 사용자위원(오른쪽)이 류장수 위원장(왼쪽)의 악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저임금위원회는 16일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올해 첫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을 논의 한 이날 회의에는 각각 9명인 노·사·공익위원 27명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노동자 측 위원들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와 최저임금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할 경우 “최저임금 당사자인 노·사가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며 반발해 왔다.
노동계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개편안 추진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최저임금위 차원에서 심도 있는 재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측 위원인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가 사전 논의 없이 최저임금 개편안을 발표하는 바람에 기존 최저임금위원회가 어떻게 될지 모르게 됐다”고 했다. 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도 “최저임금 위원을 이 정도로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게 정부의 몫인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날선 발언으로 포문을 연 것은 사용자 측 위원들이었다. 이번 정부 개편안의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 지불능력’이 포함되면서 내심 안도한 경영계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을 고리로 “최저임금위원 총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최저임금 두자릿수 인상을 초래한 최저임금위가 결정구조 개편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논의 자체를 반대한 것이다.
사용자 측 위원들은 시작 전부터 공익위원 측과 신경전을 벌였다. 새해 첫 모임인만큼 악수를 청하는 공익위원에게 사용자 측 위원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최저임금 어려운 상황에서 무슨 악수냐”며 거절했다. 노동자 측 위원들이 회의 시작 시간인 10시 정각에 나타나지 않자 사용자 측 위원들이 “예의가 없다”며 회의를 진행하는 류장수 위원장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박복규 회장은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만들어진 이후로 최대의 쟁점 사항이고 오늘까지 국민들이나 온 나라의 걱정거리”라며 “지난해 그런 문제 발생한 것에 최저임금위원회 모두가 책임을 통감해야 되고, 류장수 위원장께서는 누구보다도 책임을 통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 마디 사과도 없이 회의를 진행하는 점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박 회장은 “우리 모두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하고 위원장도 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어떻게 뻔뻔 스럽게 (위원장직) 자리에 앉아서 진행하는지, 살다보니 별 일을 다 당한다”고 비난했다. “더이상 말하면 욕이 나올 것 같아서 아주 제가 삼가겠다. 제발 좀 그만둬라”라고 하기도 했다.
류장수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무책임하게 나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답했다.
이날 회의는 최저임금위에서 정부의 개편안을 재논의해야한다는 노동계 측 의견과 재논의에 반대하는 경영계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공전했다.
최저임금위는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에 대한 재논의 여부는 금번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향후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좀 더 논의해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 최신 뉴스 ▶ 두고 두고 읽는 뉴스 ▶ 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