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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보디페인팅이 벌레 물리는 것 막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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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줄무늬 그리면 흡혈 파리 10분의 1로…얼룩말과 같은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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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의 줄무늬가 왜 생겼냐는 수수께끼는 오랜 논란 끝에 최근 ‘흡혈 곤충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가설이 유력하게 받아들여진다(■ 관련 기사: 얼룩말의 줄무늬는 파리 때문에 생겼다). ‘흡혈 파리 회피설’을 내놨던 연구자들이 한 걸음 나아가 사람의 보디페인팅도 그런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파푸아뉴기니 등의 원주민은 짙은 갈색 피부에 종종 밝은 빛깔의 줄무늬로 보디페인팅을 한다. 실험해 보았더니 이런 줄무늬 장식은 얼룩말에서처럼 무는 곤충을 막는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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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르 호르배트 헝가리 로란드대 생물학자 등 헝가리와 스웨덴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왕립학회 공개과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원주민과 같은 보디페인팅을 하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흡혈 곤충에 물릴 확률이 10분의 1로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람 크기의 광고 인형(마네킹) 3개에 각각 짙은 갈색, 베이지색, 짙은 갈색에 흰 줄무늬 등을 칠한 뒤 끈끈이를 발라 55일 동안 야외에 방치해 말파리(쇠등에)가 얼마나 많이 들러붙는지 실험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갈색 인형에 2055마리의 말파리가 붙은 데 비해 흰 줄무늬를 칠한 갈색 인형에는 그 10분의 1인 205마리 만이 붙었다. 베이지색 인형에는 그 2배인 405마리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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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은 2012년 다양한 무늬로 장식한 말 인형을 이용한 현장 실험을 통해 말파리가 짙은 색 가죽일수록 더욱 이끌리며 줄무늬와 점박이 무늬에는 덜 꼬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말파리는 빛의 편광을 통해 숙주를 찾는데, 줄무늬가 있는 물체는 피를 빠는 암컷 말파리에게 가장 잘 안 보이는 방식으로 편광을 냈다.

연구자들은 “밝은 줄무늬 보디페인팅을 하는 원주민은 대부분 피를 빠는 말파리, 모기, 체체파리가 득실대는 곳에 산다”며 “보디페인팅이 이런 해충의 괴롭힘이나 기생충과 감염병을 막아주는 구실을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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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참여한 수산 오케손 스웨덴 룬드대 교수는 “보디페인팅은 사람이 옷을 입기 훨씬 전부터 해 왔다. 네안데르탈인이 살았던 동굴 벽에서 그런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고고학적 증거로 볼 때 황토 같은 염료로 보디페인팅을 했던 것 같다”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파푸아뉴기니 등의 원주민이 주로 사용하는 보디페인팅 재료는 점토, 분필, 재, 광물 등인데 대부분 희거나 밝은 갈색, 회색을 띤다. 연구자들은 “줄무늬 보디페인팅이 해충 방어와 관련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보디페인팅이 애초 해충 방제 때문에 시작된 것은 아니고 사회적·문화적 이유가 먼저였을 것”이라고 논문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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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Horva´th G, Pereszle´nyi A´, A°kesson S, Kriska G. 2019 Striped bodypainting protects against horseflies. R. Soc. open sci. 6:

181325. http://dx.doi.org/10.1098/rsos.181325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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