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흐름이 뚜렷해짐에 따라 연초부터 경제계에 암운이 드리운 상황이어서 이날 만남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만 진행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경영 현장의 어려움에 대한 기업인의 절절한 호소와 정부의 정책 비전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는 순으로 대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간 대화의 방향은 직설적이기보다는 우회적인 톤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뤄진 청와대 기자단과의 신년 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정책 기조의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다만, 경제 정책의 집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에 대해 기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대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사회를 맡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규제개혁 전도사’로 꼽힌다.
이날 기업인들의 주요 화두의 핵심을 ‘규제개혁’이 차지하게 될 이유다. 기업인들은 이해관계자의 반발을 정면돌파할 수 있는 정부의 강한 규제 개혁 의지를 기대한다. 승차공유서비스 도입 과정에서 택시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정부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데서 기업인들은 정부의 규제 개혁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대표 정책으로 꼽히는 최저임금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재차 제기될 전망이다. 박 회장이 제안한 최저임금결정구조의 개편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 등을 함께 주문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3개월 유예된 근로시간확대의 보완책인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한 요구도 이날 미팅에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탄력근로제의 1년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해 오고 있다. 이날 대화에는 각 지역의 상의 회장단도 참여한다.
지역상의 회장단은 제조업 붕괴로 인한 지역 경제의 극심한 위축 등에 대한 애로를 털어놓을 예정이다. 조선과 자동차업계의 후방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물론, 얼어붙은 지역의 부동산 경기를 살릴 대책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기업과 노조의 건강한 긴장관계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를 주문하는 요청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반(反)기업정서로 움츠러든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켜 달라는 의견도 개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그룹의 총수들이 모두 참석하는 만큼 어려워진 경제 여건에 대해 기업인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다짐의 모습도 함께 보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 적극적으로 투자와 일자리창출 등에 나서 정부와 함께 경제 활력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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