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할머니의 쾌유를 기원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김 할머니는 바라던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28일 밤 별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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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소천했다. 향년 93세.

김 할머니는 1년여의 암 투병 끝에 28일 오후 10시41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김 할머니는 15살이던 1940년 일본군에게 속아 위안부로 끌려갔다. 1948년 8월15일 광복 후 8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결혼과 출산도 포기했다.

1992년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힌 뒤 1993년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임을 공개적으로 증언했다. 이후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본인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분쟁지역 아동과 전쟁 중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돕는 인권활동에 매진하기도 했다.

2015년 이후에는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를 규탄하고,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촉구했다. 지난해 12월26일 공익사단법인 ‘정’이 제정한 ‘바른 의인상’ 첫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7일 이른 저녁 김복동 할머니가 위급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할머니가 가쁜 숨을 몰아쉬는 것을 보며 우리 모두 흐느껴 울다가 할머니와 손을 붙잡고 인사를 나눴다”고 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복동님의 활동은 국제사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전시 성폭력 피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으로 국제 여론을 이끌어냈다”며 “국경을 넘어서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초국적인 연대는 이 세상을 평화로 만들고 전시 성폭력 피해의 재발을 막는 데 새로운 희망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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