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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자영업 구출작전…초저금리 대출 확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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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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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부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자영업자들 대출금이 부동산 투자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규제함과 동시에 자영업자들이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초저금리 대출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29일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관계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영업자 금융지원 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자영업자들 부채 현황과 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개인사업자대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과 제2금융권을 모두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는 2017년 말 354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389조8000억원으로 10% 늘었다. 반면 2017년 말 65조4000억원이던 비은행권 대출액은 지난해 9월 80조7000억원으로 23.4%나 급증했다.

금융업권별로 나눠 증가폭을 비교해도 결과는 같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은행들의 개인사업자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지만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은 각각 38%와 37.6% 늘었다. 이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상호금융권과 저축은행권으로 들어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대출 증가 속도에 대해 "작년 10월부터 9·13 부동산대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은행의 대출 증가폭은 줄어들었지만 풍선효과로 인해 제2 금융권 대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졌다"고 해석했다.

한편 개인사업자대출을 많이 받아간 자영업자들은 '부동산·임대업자' 종사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개인사업자대출에서 차지하는 부동산·임대업 대출 비중은 2015년 말 33%에서 2018년 9월 말 40%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제조업 대출 비중이 19%에서 15%로, 도·소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6%에서 14%로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김 부위원장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다음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규제가 느슨한 부동산·임대업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는 자영업 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전체 대출 증가 속도를 줄이고 특히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은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올 1분기 중 제2금융권에도 이자상환비율(RTI) 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RTI는 임대수익으로 어느 정도까지 이자 상환이 가능한지 산정하는 지표다. 은행권에 적용되는 RTI 규제 비율은 주택 1.25배, 비주택 1.5배다. 총량 관리도 강화한다. 금융사가 개인사업자대출 연간 관리계획을 제출받아 점검하고 쏠림현상이 과도한 업종은 필수 관리대상 업종으로 지정해 한도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이와 반대로 부동산·임대업 외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각종 금융 혜택을 선물로 줄 준비를 하고 있다. 손님이 줄어 폐업하는 업체가 속출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이달 말 IBK기업은행을 통해 총 2조원 규모로 자영업자에게 특화된 저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중 초저금리로 운용하는 대출상품 1조8000억원은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은행 간 단기기준금리(28일 현재 1.92%)를 적용할 예정이다. 또 미래의 카드 매출액을 추정해 대출한도를 부여하는 자영업자 카드매출 연계대출도 2000억원 규모로 준비한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6000억원 규모 맞춤형 보증지원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자영업자 우대보증 4500억원, 데스밸리 자영업자 특례보증 1200억원, 재창업자 특별보장 300억원 등이다. 보증 비율은 90~100%로 일반보증(85%)에 비해 높고, 보증 요율도 일반보증(평균 1.5%)보다 0.3~1.0%포인트 인하해줄 계획이다.

금융위는 전날에도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평균 금리 3.1%인 긴급사업자금을 50억원 규모로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한 상인회에 지원금 최대 2억원이 주어지며 상인회는 소속 점포 1곳당 1000만원, 무등록 점포라도 500만원 한도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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