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발표 예정인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땅값)가 전년 대비 10%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7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평균 상승률 잠정치는 9.5%다. 국토교통부가 확정·발표 전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지자체에 보낸 조사자료를 근거로 추정한 것으로 최종 숫자는 바뀔 수 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국토부가 매년 전국 3200만여 필지 중 대표성이 있는 50만여 필지를 선정해 산정한 단위면적(㎡)당 가격이다.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3일 최종 고시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4.1%로 상승률이 가장 높고 경기가 5.9%, 인천이 4.4%로 나타났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강남구 23.9%, 중구 22.0%, 영등포구 19.9%, 성동구 16.1%, 서초구 14.3%, 종로구 13.8%, 용산구 12.6% 순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삼성동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용지는 ㎡당 4000만원에서 5670만원, 제2롯데월드몰 용지는 4400만원에서 4600만원으로 오르는 등 강남권 고가 토지의 공시지가가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2004년 이후 전국 땅값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구 명동8길 네이처리퍼블릭 용지는 9130만원에서 1억8300만원으로 오른다.

하지만 서울 지자체 상당수는 공시지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들이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을 임대료로 전가하면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 중구와 서초구 등 여러 구청이 국토부를 직접 방문하거나 공문을 보내 인하를 요구했다.

반면 재개발이나 신도시 건설 등이 예정된 지자체는 토지 보상액을 늘리기 위해 되레 공시가격을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남시는 제3기 신도시 후보지로 지정된 교산신도시 후보지역에 있는 일부 표준지의 공시지가를 상향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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