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에서 본 영동대로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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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정부가 올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를 전년 대비 9.42% 올려 현실화율이 64.8%로 높아졌다고 발표했지만 근거없이 수치만 제시된 현실화율에 대해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2일 논평을 통해 “표준지공시지가는 전국 토지 3300만 필지의 가격을 정하는데 사용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지만 정부의 공평과세, 시세반영률 현실화 의지가 무색할 만큼 또다시 엉터리 가격이 고시됐다”며 “수십년간 반복되는 엉터리 공시지가, 공시가격에 대해 감사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9.4%, 서울 13.9% 올랐다. 이에 따라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작년(62.6%)보다 2.2% 상승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순철 경실련 서민주거안정위원회 사무총장은 “경실련이 아파트용지와 상업용지 등의 시세와 공시지가를 비교한 결과 5대 재벌이 보유한 35개 빌딩의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39%, 33개 아파트 단지는 38%, 지난해 거래된 1000억원 이상 빌딩은 27%, 9개 광역지자체 최고가 필지는 42%에 그쳤다”며 “토지 가액의 대부분이 아파트 용지와 상업지이기 때문에 정부의 현실화율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시지가 산정방식과 과정을 공개하지 않은 채 현실화율이 64.8%에 달한다고만 하는 정부 주장을 믿기 힘들다”며 “시세반영률 산정 근거 등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표준지공시지가를 2배로 올려야 그간 불평등한 공시지가를 개선할 수 있는데 극히 일부(전체의 0.4%)만 20% 상승했을 뿐, 나머지 99.6%는 7.3%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며 공시지가 현실화를 위한 정책적 판단을 찾아볼 수 없다고 혹평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공시지가는 매년 수백억원의 세금으로 조사되지만 수십년간 조작돼 엉터리로 고시돼 왔고 대다수 토지를 보유한 재벌대기업과 부동산 부자는 막대한 세금 특혜를 누려왔다”며 “이를 정상화하겠다는 정부마저도 조작을 지속하고 있는 바 경실련은 공시지가, 공시가격 조사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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