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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대한항공 ‘비전 2030’ 계기, 갑질 논란 딛고 재도약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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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비전 2030
5월 美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로 미주 290·아시아 80개 노선 연결.. 6월 IATA 연차총회로 위상 제고
송현동 부지 등 비수익자산 매각.. 수익성 향상·재무구조 개선 효과.. 부채비율 개선땐 신용등급 상승도


대한항공이 전날 '한진그룹 비전 2030' 발표를 계기로 옛 구태를 털어내고 재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한진그룹 비전 2030'엔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 주주 중시 정책 확대 뿐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 부동산 매각·개발 및 계열사간 통합을 포함하는 사업구조 선진화 방안도 포함됐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이에 따른 경영혁신 후속작업에 착수해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한공 환골탈태 시도

1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그룹 매출의 80%, 영업이익의 68%를 기여하고 있다. 전날 한진그룹이 발표한 '비전 2030'에 따라 오는 2023년 그룹 매출 22조원, 영업이익 2조2000억원 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12조60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탄탄한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오너가 갑질 논란 등에 따른 이미지 실추로 갖은 외풍에 시달려왔지만 이번 경영혁신방안 발표를 전환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대한항공의 재도약을 이끌어낼만한 호재가 적지 않다. 먼저 지난해 5월부터 본격 시행한 미국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VC) 시너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항공업계의 JV는 좌석 일부를 공유하는 '코드셰어'나 마일리지·라운지를 공유하는 '항공 동맹'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두 회사가 노선을 같이 쓰고 수익·비용을 공유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오는 4월부터 각각 인천~보스턴(대한항공)과 인천~미니애폴리스(델타항공) 노선을 신규 취항하는 등 미주 290여개, 아시아 80여개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워싱턴D.C·휴스턴·라스베이거스·디트로이트·애틀랜타 등 미주 노선에서 차지하는 두 회사의 점유율은 100%다.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항공업계의 UN회의' IATA 연차 총회 개최 역시 창립 반백년을 맞이한 대한항공의 위상을 높일 계기가 될 전망이다. 매년 열리는 IATA 연차 총회에는 회원 항공사들의 최고경영자 등 항공산업 관련인사 1000여명이 참석한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IATA 연차총회를 의장으로 회의를 주관한다.

■당분간 진행상황 지켜봐야

전날 발표된 '한진그룹 비전 2030'은 대한항공의 변화에 힘을 실어주게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 측은 영업기반이 탄탄하고 올해 호재도 있는 만큼 이번 경영혁신을 계기로 외풍만 잦아든다면 경영이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서울 송현동 호텔부지 매각 등 비수익자산 매각을 통해 주력사업에 집중할 경우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한한공 일각에서는 자산매각에 따른 성장기반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비수익자산 매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기대된다. 연내 매각을 발표한 서울 송현동 부지(장부가 3630억원)의 공시지가는 약 6700억원 수준(2016년 1월 공시지가 5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격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면 일회성 매각차익만 3070억원(매각가-장부가)수준이고 이 매각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 이자비용 절감효과도 연간 3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신용등급이 현재 'BBB+'지만 부채비율이 개선되면 신용등급이 상승하고 이자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선 이번 한진그룹의 경영혁신방안이 제자리를 잡아가기 위해서는 다그치기보다는 당분간 시간을 두고 진행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노선운영 등 대한항공의 경영 혁신안이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경영진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그래야 주주 이익도 커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한진그룹이 발표한 유사 사업영역 통합이 언급되면서, 일각에선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투자업계는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의 사업모델이 크게 차이나는 만큼 그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언급된 통합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호텔법인으로 추정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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