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광주서 '5·18 유공자 공개' 집회···시민들 "화나지만 무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1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4가에서 5·18유공자 명단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주에서 ‘자유한국당 5·18 왜곡’을 규탄하는 범시민궐기대회가 열리는 16일 보수단체가 5·18 유공자 명단공개를 요구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자유연대·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자유대한호국단 등 4개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 4가에서 회원 250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5·18 유공자 명단과 공적조서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가짜 유공자 밝혀내어 광주시민 명예회복하자’, ‘5·18유공자 공적조서 투명하게 공개하라’ 등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명단 공개를 촉구했다.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5·18은 역사의 기록으로 남아야 하고 민주주의를 외쳤던 사람들은 영원히 기억돼야 한다”라며 “5·18유공자 명단에는 당시 광주에 없던 일부 정치인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일부 정치인들은 지금이라도 역사적 심판을 해 광주시민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70여명의 사람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길을 지나는 시민들과 차량을 향해 손팻말과 현수막을 들고 ‘5·18 유공자 명단공개’를 외쳤다. 마이크가 장착된 방송차에 오른 한 사람은 5·18 유공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중앙일보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5·18유공자 명단 공개를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차를 타고 집회 장소를 지나던 시민들이 손가락질하거나 큰 소리로 나무랐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부 참여자들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인터넷 개인 방송으로 상황을 중계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집회는 5·18 역사현장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광주 도심 한복판을 지나는 행진으로 이어졌다.

최초 50여명에 불과하던 집회 참석인원은 행진이 시작되자 200여명가량으로 늘어났다.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전세버스를 대절해 집회 참여 인원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남로 4가에서 충장로 우체국을 지나 광주천을 돌아오는 행진 구간은 시민들이 밀집한 곳인 데다 5·18 망언 규탄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상황이어서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행진을 위해 차량을 통제하는 한편 시민들과의 물리적 충돌에 대비해 시위 행렬을 에워쌌다.

시민들은 이들이 목청껏 외치는 주장에도 무시와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한 시민은 “분란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광주에서 이런 일을 벌이는 것 같다”며 “화는 나지만 무시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