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선 영국의 캐시리스(현금 없는) 거래 건수가 가장 많지만 경제 규모에 대비해서 보면 스웨덴이 가장 빠르게 캐시리스 사회로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60년 전 유럽 최초로 지폐를 도입한 스웨덴에선 5년 내 현금 사용률이 0%가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스웨덴에선 교회 헌금도 모바일 앱으로 결제한다. 스웨덴에서 현금 사용이 빠르게 사라지게 된 배경에는 핀테크(금융 기술)의 발달이 한몫했다.
그러나 캐시리스가 고령층·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을 소외시키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어 각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한다. 스웨덴에선 디지털 결제 수단의 정보 독점과 해킹 가능성 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숙자나 신용 불량으로 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엔 '캐시리스'가 가혹한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중국은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작년 하반기 총 602건의 현금 거래 거부 사례를 적발했다. 중국은 현금 거래를 거부한 이들을 상대로 한 면담·교육 등의 조치를 통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했다면서 다양한 선전 활동을 통해 위안화 현금의 법정 화폐 지위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선 현금 안 받는 레스토랑의 지주사인 '로열 호스트'가 올 들어 "더 이상의 캐시리스 매장은 없다"고 선언했다. 일본 소비자들의 80%가 현금 결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지난 1년간 현금 안 받는 레스토랑의 매상이 20%쯤 하락했다고 한다.
글로벌 뱅킹 설루션 기업인 세녹스는 "현금은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며 "현금이 없어질 것이란 전망은 머지않은 미래에 틀렸다는 게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런던=김아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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