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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뉴욕타임스 트래블] 별미 천지 전통시장, 고택서 커피한잔…열도의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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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살롱 드 아만토(Salon de Amanto)는 1880년대 지어진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 겸 커뮤니티 센터다. 앤드루 폴크 ⓒ 2017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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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는 일본에서 세 번째로 큰 대도시다. 최근 들어 멋진 카페, 식당, 바, 부티크 등이 생기고 있다. 일본 전통 문화와 엉뚱하고 기발한 체험까지 일본 여행지의 진수로 떠오른 오사카 구석구석을 누볐다.

첫날 오후. 잘 알려지지 않은 나카자키초 좁은 골목길. 대도시에서 여전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목조 건물을 만난다. 1880년대 지어진 공동 주택 '살롱 드 아만토'는 각종 공연과 강연이 열리는 카페이자 커뮤니티 센터로 탈바꿈했다. '아틀리에 산가쓰'에 들러 현대 미술을 관람한 뒤 갤러리 뒤편에 있는 그래피티도 마저 감상한다. '하나네 티셔츠 리빙'에서 예술 작품이 된 티셔츠를 쇼핑한 후 잘 보존된 전통 목조 가옥에 있는 카페 '우테나킷사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저녁은 닭꼬치. 2016년 문 연 '이시이'는 이듬해 바로 미쉐린 원스타를 받은 식당이다. 사케를 홀짝거리며 구마모토산 최고급 닭꼬치를 숯불에 굽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6000엔 상당 오마카세 메뉴는 매우 만족스럽다. 미소 크림치즈를 넣은 백합 뿌리와 구운 콩 샐러드부터 시작해 닭고기가 부위별로 구워져 나온다. 트러플 오일을 뿌린 찜요리가 마지막을 장식.

저녁에 한잔하고 싶다면 잠수함 콘셉트 바 '신카'를 추천한다. 이 비현실적 공간은 실제 오래된 잠수함 부품들로 채워져 있다. 어둑한 조명 아래 움직이는 기어와 스위치, 깜빡이는 불빛은 실제 잠수 대원들도 속아 넘어갈 만큼 잘 꾸며 놓았다. 실내에 들어가 위스키 하이볼 한 잔을 주문하고 실내를 둘러보는데, 화장실 옆에 있는 으스스한 다이버 모형에 깜짝 놀랄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둘째 날은 이색 공간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24시간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 '라운드1 스타디움 센니치마에'에 가면 가라오케부터 볼링, 아케이드 등 40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자유이용권 티켓을 사면 무제한 이용도 가능. 시끌벅적한 저녁 시간과는 달리 낮 시간에 방문하면 가족 친화적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아메리카무라 상가 일대에 있는 작은 커피점 '릴로 커피 로스터즈'에서 모닝 커피 한잔을 한다. 오사카에서 처음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인 곳이다. 싱글 오리진부터 블렌드까지 12종류 이상 원두를 제공하고 있으며 라이트, 미디움, 다크까지 로스팅 방식도 다양하다. 커피를 주문하면 디테일한 테이스팅 노트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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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 무렵 남서쪽으로 몇 블록 걸어 호리에 구역으로 간다. 부티크 상점이 가득하다. 아웃도어 스포츠 애호가에게 사줄 만한 기념품을 찾고 있다면 '언바이 제너럴 굿즈'에 가보자. 말쑥한 백팩과 캠핑용 도시락 박스 등 실용적이면서 예쁘기까지 한 아웃도어 물품이 넘쳐난다. 오렌지스트리트로 잘 알려진 쇼핑가에 가면 콘셉트 스토어 '비오톱'에 꼭 가야 한다. 1층 카페 겸 온실이 특히 아름답다. 옥상에는 가든 레스토랑이 있는데 분재와 함께 빈티지 샤넬 백부터 유기농 화장품, 공예품 등 다양한 상품이 진열돼 있다.

화려한 도톤보리 중심에 오사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골목 '호젠지요코초'가 있다. 좁은 돌길을 따라 아담한 이자카야와 벽에 구멍이 난 음식점이 줄지어 있다. 입구 주변에 있는 '덴돈노미세'라는 작은 식당을 방문한다. 좌석은 단 7석, 주 메뉴는 덴동이다. 간장 소스를 뿌린 따끈따끈한 밥 위에 갓 튀긴 새우가 올라가 있다. 오코노미야키를 파는 '호젠지산페이'도 괜찮다. 오징어, 돼지, 양배추, 김치 등 다양한 토핑을 추가하는 맛이 있다.

전통 일본식 인형극을 관람하고 싶다면 '분라쿠 인형 극장'이 제격이다. 가부키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무려 1600년대에 설립된 유서 깊은 곳이다. 인형을 움직이는 데 사람 세 명이 필요할 만큼 인형 크기가 꽤 크다. 영웅물과 비극, 로맨스 내용으로 내레이터 말솜씨와 악기 연주가 훌륭하다. 연중 내내 공연이 열리며 러닝타임은 2시간, 관람료는 500엔부터 시작한다.

저녁은 우동 전문점 '아오조라 블루'에서. 2014년 문을 열었다. 돌로 곱게 빻은 밀가루로 반죽해 제면하는 모습을 주방 너머로 볼 수 있다. 원목으로 만들어진 다이닝룸에 앉아 코스로 나오는 우동 메뉴를 주문해보자. 따뜻한 국물에 면발은 특이하게도 노란 빛깔을 띠고 있어 소바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사이드 메뉴로는 튀김과 채소 절임이, 술은 도쿠리에 나오는 사케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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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몬 시장은 오사카의 유명한 식품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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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는 에도 시대부터 상업 중심지였고 고급 식자재가 풍부하기로 유명했다. 셋째 날 오전은 일본 전통 시장을 구경하기로 한다. 축구 경기장 다섯 개를 합친 것만큼 거대한 '구로몬이치바'에 가면 매일 도시 곳곳으로 배달되는 신선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대게 다리, 고베 소고기, 하얀 딸기, 성게 등 싱싱한 음식이 먹기 좋게 진열돼 있다. 문어 머리에 메추리알을 넣은 꼬치 요리 '옥토팝'은 꼭 먹어봐야 하는 별미다.

오후에는 8층짜리 워터파크 '스파월드'에서 스팀 사우나, 목욕, 수영을 즐기며 쉰다. 전통 일본식 온천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수영장과 워터슬라이드 등 12개 이상 다양한 주제를 가진 탕이 있다. 이탈리아 카프리섬 푸른 동굴을 본떠 만든 탕인데 핀란드식 사우나, 발리 리조트에서 볼 법한 수영장 시설도 갖추고 있다. 주말 입장료는 3시간 기준 2700엔부터.

잉그리드 윌리엄스 ⓒ 2017 THE NEW YORK TIMES

※뉴욕타임스 트래블 2017년 11월 26일자 기사.

[정리 = 배혜린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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