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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내우외환 '리딩뱅크' 주춤…정비 마친 중위권 은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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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KEB하나은행 1월 원화대출 증가율 1위…우리은행 대기업·중소기업 대출 증가율 1위]

머니투데이


'리딩뱅크'들이 내·외부의 악재로 주춤하는 사이 중위권 은행들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경제환경이 영업확대에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무리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달간 우리은행의 원화대출은 1조5462억원 증가했다. 지난해말보다 0.7% 증가한 수치로 5대 주요 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기업영업에서 강점을 보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은 각각 3.3%, 1.0%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일찌감치 인사를 마무리하고 영업을 강화했다. 대형은행 중에서는 가장 먼저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했고 지주사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면서 리딩 금융그룹 경쟁에도 합류했다.

KEB하나은행도 1월 영업에서 강점을 나타냈다. 기업 대출은 1.0% 증가하면서 우리은행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중소기업 대출도 0.8% 증가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현장영업을 강조한 인사 효과가 연초부터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부행장을 4명에서 10명으로 늘렸다. 특히 새로 선임한 부행장 6명 중 3명이 지역영업그룹장이다. 핵심 영업그룹인 중앙영업그룹은 2개로 분리해 부행장끼리 경쟁도 유도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18일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으로 이원화된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도 마무리해 통합 시너지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함 행장의 연임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안팎에서 함 행장의 연임을 의심하지 않아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지 않다.

반면 리딩그룹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아직까지 영업에 나설 준비를 완벽하게 마치지 못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1월 원화대출 증가율은 각각 0.5%, 0.6%에 그쳤다. 특히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0.4%로 NH농협은행 0.7%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5일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19년만에 총파업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지낸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등 노조 입김도 강하다.

신한금융은 가장 많은 이익을 내면서 1년만에 리딩그룹 타이틀을 되찾았지만 신한은행은 3월 행장 교체를 앞두고 어수선하다. 신한은행은 진옥동 행장 내정자가 행장에 취임한 이후 영업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면서 모두 성장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뺏고 뺏기는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한·국민은행이 완전히 정비하기 전에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 금융지주들이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면서 여러 부작용을 낳은 적이 있는 만큼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KB금융이 재탈환을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학렬 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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