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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월1.5만대→30만대로 쑥…미세먼지로 폭발하는 공기청정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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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국내에서 공기청정기는 180만대, 7600억 원어치가 팔리며 2년만에 관련 시장이 3배 증가했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두드러지는 3~5월 봄철에 판매량이 증가하지만, 지난해에는 8~10월을 제외한 9달 동안 공기청정기가 월평균 18만대씩 판매되며 호조세를 보였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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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공기청정기는 총 180만대, 약 7600억 원어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69만대, 2200억 원어치가 팔린 것과 비교해보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2년 만에 약 3배 증가했다. 최근 미세먼지와 황사가 급증하면서 공기청정기가 가정 내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아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국내 월별 공기청정기 판매 대수 및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 공기청정기는 이제 연중 내내 구매하는 가전제품으로 떠올랐다.

공기청정기는 전통적으로 황사와 미세먼지가 두드러지는 봄철에 수요가 높은 제품이다. 매년 3~5월에 판매량이 급증한다. 2년 전인 2016년에도 일 년 중 4월(10만대)과 5월(9만5000대)에 가장 많은 공기청정기가 판매됐다. 그러나 같은 해 공기청정기가 가장 안 팔렸던 8월에는 1만5000대만 팔렸다. 공기청정기 비수기와 성수기 간 차이가 7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그러나 지난해 공기청정기 판매는 비교적 연중 내내 꾸준한 편이었다. 특히 미세먼지와 황사가 동시에 닥친 3월과 4월에는 각각 26만대, 29만대가 팔렸다. 봄철 '웨딩 성수기'에 공기청정기를 신혼집 가전제품으로 들이는 예비부부들이 늘어난 것도 높은 판매고를 견인했다. 공기청정기가 월 10만대 이상 팔린 달이 2016년에는 4월 한 달밖에 없었지만, 2018년에는 8~10월을 제외한 9달 동안 월평균 18만대씩 판매됐다. 공기청정기가 가장 덜 팔린 8월과 9월에도 월평균 5만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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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성장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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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찾는 공기청정기 평균 단가가 높아진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공기청정기는 ▶구동 방식 ▶사용면적 ▶탈취효율·유해가스 제거효율 ▶오존 발생량 ▶소음 정도 등 소비자들이 구매하기 전 따져봐야 할 부분들이 많은 제품에 속한다. TV·냉장고 못지않은 대표적인 '고관여 가전'(제품이 중요하고 값이 비싸 정보 탐색과 의사 결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상품)으로 꼽히는 이유다. GFK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팔린 공기청정기 가격은 1대당 평균 42만원이다. 2016년(31만원)에 비하면 2년 만에 11만원 비싸진 셈이다. 권장 사용면적이 넓은 대형 공기청정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디자인과 성능 모두 뛰어난 프리미엄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외국 가전 업체들에도 노른자 시장이다. 한국 가전제품 시장은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대형 가전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어 외산 업체들에는 한때 '무덤'으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공기청정기·무선청소기 등 비주류 가전들의 인기에 힘입어 외산 제품들의 인기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스웨덴 가전 기업인 일렉트로룩스와 일본 가전 기업인 발뮤다는 각각 지난 11일과 12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기청정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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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가전 업체들이 한국 공기청정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스웨덴 가전 기업 일렉트로룩스는 지난 11일 공기청정기 신제품 '퓨어 A9'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사진 일렉트로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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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로봇 청소기로 유명한 일렉트로룩스가 선보인 공기청정기 '퓨어 A9'은 ▶초미세먼지 8분의 1 크기의 먼지를 99.98% 제거 ▶박테리아·알레르기 유발 물질 제거 ▶새집증후군 원인 물질 제거 등 5단계 공기 청정 기술을 앞세웠다. 손잡이와 바퀴가 달려있어 집안에서 이동하기 편하게 한 것도 장점이다. 일렉트로룩스 측은 "한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 콘셉과 성능 테스트를 하는 등 '한국 맞춤형 공기청정기'"라고 강조했다. 가격은 74만9000원(12평형) 89만9000원(18평형)이다.

6년 만에 공기청정기 신제품(발뮤다 더 퓨어)을 발표한 발뮤다는 지난 12일 서울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테라오 겐 발뮤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공기청정기 시장은 일본보다 한국이 10배 크다"며 "미세먼지가 이슈인 한국에서 신제품을 발표하면 발뮤다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더 퓨어'는 제품 위아래에 조명이 설치돼 공기가 실제로 얼마만큼 정화되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74만9000원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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