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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커피원두 제조·유통 기업 ‘연두커피인터내셔날’ 여선구 대표의 커피전문점 창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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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여선구 대표


필자는 20여 년간 커피원두를 생산하고 유통해오면서 장사 잘 되는 커피전문점의 특징을 파악하게 되었다.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커피전문점 시장을 목격하면서 몇 가지 반복되는 패턴을 알게 된 것이다. 그 패턴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하다는 점은 커피전문점 창업자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을 것이다. 성공하는 커피전문점의 특징을 살펴본다.

첫째, 무엇보다 커피원두의 품질이 좋은 점포에 많은 고객이 몰리는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한 원칙인 것 같지만 사실 이러한 원칙을 지속적으로 고수하는 점포는 많지 않다. 공급받는 커피원두의 가격 할인을 내세우는 유통업자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창업자가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심지어 프랜차이즈 본사도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두의 원가를 낮추고 본사의 수익률을 좀 더 올리려는 욕심에 저가 원두를 선호하기도 한다. 저가 원두를 선택하는 창업자는 커피 수요자가 원두의 품질을 잘 모르고 있고, 커피전문점 선택 기준으로 커피원두 품질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중들은 커피 맛을 잘 모르니 좀 더 싸게만 판매하면 된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고객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품질 저하에 대한 고객의 저항이 크다는 사실은 그 동안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검증되었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커피산업의 발달로 커피 애호가가 크게 증가하면서 최근 들어 커피 맛과 향을 알고, 커피 고유의 맛을 음미하고 향을 즐기는 수요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은 이제 더 이상 커피원두의 품질을 도외시하고는 매출을 올릴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

연두커피 원두를 공급받는 점포 역시 품질 좋은 원두를 쓰는 점포가 더 장사가 잘 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 준다. 사실 커피원두의 품질 차이에 의한 원가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작은 이익을 챙기려다 고객에게 외면 받는 선택을 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연두커피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원두의 품질 향상에 회사의 온 역량을 쏟고 있다. 품질 좋은 생두 확보를 위해 필자는 수시로 전 세계 커피농가를 방문하면서 생두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로스팅 또한 최고의 전문 숙련공이 성능 좋은 최상급 기계로 심혈을 기울여 커피원두를 생산하고 있다. 연두커피 마니아 고객층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까닭이다.

둘째, 인테리어 및 분위기가 편안한 점포가 지속적으로 고객을 끄는 것 같다. 이 또한 당연할 말 같지만 사실 고객을 끌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기가 쉽지 않다. 가령 주점의 경우 손님들로 북적이는 점포를 보면 한결같이 아늑한 인테리어 콘셉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돈을 많이 들인 화려한 인테리어보다 오히려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편안한 인테리어에 손님들이 더 몰리는 것 같다. 점포 내부가 휑한 느낌을 줘서는 안 된다. 점포 내부를 아늑한 분위기로 꾸며야 한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항상 유지해야 고객들이 언제나 찾고 싶을 것이다. 고객이 방문했는데, 아늑하지 않으면 다시 찾지 않을 것이다. 대충 의자 몇 개 갖다 놓고, 가격만 저렴하게 팔면 그럭저럭 장사가 되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 그러한 수요층은 이제 더 저렴한 편의점 커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맛과 분위기를 찾는 고객들이 ‘작지만 예쁜 가게’로 점점 더 많이 몰릴 것이다.

셋째, 정(情)이 가득한 사랑방 같은 친근함을 주는 점포는 항상 고객들로 붐비는 것 같다. 한국인은 정의 문화, 사랑방 문화에 깊은 애정을 느낀다. 고객이 찾아오면 부담 없이 편히 쉬었다 가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문을 바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눈치를 주거나, 고객이 앉은 자리를 옮기게 하거나, 친절하지 못하고 퉁명스럽게 서비스 하는 행동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맛이 없는 점포는 다시 올 수 있지만, 기분 나쁜 점포는 다시는 찾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 친구 집에 놀러 가면 편안한 집이 있고, 부모님의 태도가 뭔가 불편해서 다시 안 가고 싶은 집도 있음을 경험했을 것이다. 부모님이 편안하게 대해주는 집은 항상 친구들로 북적이곤 했다.

이와 같이 필자는 그 동안 연두커피 원두를 공급해오면서 장사가 잘 되는 점포의 특성을 많이 봐 왔다. 그 밖에 가격 할인 등 수시로 이벤트를 하는 점포, 드라마에 등장하는 브랜드 점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고객이 많이 찾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특징은 위 세 가지란 결론이다. 해서 필자는 커피전문점 창업을 위해 찾아오거나 연두커피 원두를 납품받으려는 프랜차이즈나 개인 점포에게 항상 세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원두의 품질은 높게, 가격은 합리적으로’, ‘은은하고 아늑한 인테리어 분위기 연출’, ‘부담 없이 찾아오고, 나갈 때는 기분 좋게’라는 원칙을 지키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러한 점포와 브랜드는 연두커피 원두에 대한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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