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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김정은, ‘도이머이’ 현장 둘러보고 ‘김일성 행로’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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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방문 유력 후보지

개혁 모델 삼을 산업시찰 예정

삼성 휴대전화 공장 ‘박닌성’이나

베트남 최초 완성차 생산 업체인

빈패스트 있는 ‘하이퐁’ 들를 수도

할아버지가 55년전 찾은 ‘할롱베이’

베트남전 숨진 북한군 묘지 갈 수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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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달 말 베트남을 방문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현지에서 무엇을 살펴보려 할까? 경제발전을 위한 ‘베트남 모델’과 할아버지인 김일성 국가주석의 베트남 방문을 두개의 키워드로 삼아 김 위원장이 방문할 유력한 후보지를 전망해볼 수 있다.

우선 베트남 경제발전 모델을 상징하는 ‘도이머이’의 핵심 현장이다. 베트남은 1986년 ‘새롭게 바꾼다’는 뜻의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를 시행하면서 경제 성장을 실현해왔다. 성장률은 계속 오르고 있고, 2018년 성장률은 7.08%를 기록했다. 베트남 현지 상황에 해박한 한 정부 관계자는 18일 김 위원장이 시찰할 만한 경제 현장으로 “아직까지 추정이긴 하지만,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이 있는 박닌성, 베트남 국산 자동차 공장이 있는 하이퐁,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선 할롱베이를 고려할 만하다”고 내다봤다. 박닌성과 하이퐁에는 한국 등 외국 자본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외자 유치를 위한 경제특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에 일종의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

박닌성은 도이머이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성장률이 19%(2017년)로 베트남의 58개 성 가운데 1위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은 베트남 전체 평균 2385달러의 2.5배인 6035달러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서 1시간 거리(45㎞)로 멀지 않은 점도 장점이다. 박닌성은 한국이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2018년 5월 기준 한국의 이 지역에 대한 누적 투자 금액은 95억달러로 베트남 전체에 대한 투자액의 16%다. 박닌성의 대표적인 경제 현장으로는 ‘삼성전자 휴대폰 1공장’이 있다.

베트남 제3의 도시인 하이퐁도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항구도시인 하이퐁은 베트남 북부 지역 물류의 중심지이며, 한국 기업으로는 엘지(LG)전자, 엘지디스플레이 등이 진출해 있다. 이곳에는 특히 베트남 최초의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의 생산 공장이 있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자국산 자동차를 생산하려는 베트남 정부가 강력히 밀고 있는 공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하이퐁을 다녀갔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관광도시로 유명한 할롱베이도 빼놓을 수 없다. 2000여개의 섬이 바다에 떠 있고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절경을 이루는 할롱베이에는 하루 평균 방문객 수가 1만명을 넘고 그 가운데 80%가 외국인이다. 많은 부동산 기업이 해안 지역에 리조트를 건설하는 등 투자가 몰리고 있다. 북한의 대표적 관광 특구인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여러차례 방문하는 등 관광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김 위원장에게 좋은 모델이 될 만하다. 이 지역은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1964년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김일성 주석이 1964년 2차 베트남 방문 당시 찾았던 곳들을 김 위원장이 다시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김 주석은 당시 주석궁에서 호찌민 주석과 회담하고 베트남 인민군박물관, 우호 협동조합 사업장, 할롱베이 등을 방문했다. 북한과 베트남의 전통적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장소도 고려해볼 만하다. 베트남전 당시 북한은 북베트남을 군사적으로 지원했는데, 베트남 정부가 이때 지원군으로 왔다가 숨진 북한군 전사자를 기리기 위해 조성한 박장성(하노이 북동쪽)의 추모공원에 북한군 14명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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