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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기자24시] 영화 `극한직업`과 자영업 살리기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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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관객 1400만명을 돌파한 영화 '극한직업'을 뒤늦게 봤다. 직장을 관두고 차린 가게가 대박 나는 행복한 상상을 대리 만족시켜주는 것이 이 영화의 흥행 코드였다. 그래서 최저임금 인상과 높은 임대료라는 자영업자들이 처한 냉정한 현실은 영화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극장 밖을 나서면 이상하게 치킨이 먹고 싶어지는 '소비 촉진 영화'다. 실제로 영화가 개봉한 이후 1월과 2월에 걸쳐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소상공인의 애환을 다룬 영화가 실제 소상공인들 생계에 도움을 준 것이다.

2년에 걸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외식업체 인건비가 급등했다. 하지만 이를 핑계로 가격 인상이 이뤄진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물가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소비가 늘어난다면 긍정적인 선순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정부가 기대했던 '소득주도성장'이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반대다. 자동차·조선 등 주요 산업에서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고, 급등한 인건비 부담으로 기업들은 단기 일자리도 줄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가계의 세금과 4대 보험 부담은 늘어나고 주식, 부동산 등 자산 수익률은 하락 중이다. 소득주도성장은 오히려 '가처분소득 감소'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소비는 더욱 줄어들고 외식업 경기는 더 침체되고 소상공인들은 회생 불가능한 상황에 빠질 것이다.

극한직업이 치킨집 매출을 올려준 것처럼 지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살리는 가장 좋은 '비법'은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수를 살리는 것이다. 먼저 바닥에 떨어진 소비심리를 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경제와 정치에서 이념보다는 경기 활성화를 우선에 둬야 한다. 최근 이념 과잉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고 코미디 영화가 성공을 거두는 것처럼 말이다.

두 번째는 가처분소득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감세를 검토해야 한다. 국민은 점점 가난해지는데 지난해 우리 정부 초과 세수는 사상 최대인 25조4000억원에 달했다. 단순히 예측 실패라고 보기에는 사회 전반적인 조세 저항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 감세는 가처분소득 증가뿐 아니라 국민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데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유통경제부 = 이덕주 기자 mrdjle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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