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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英, '화웨이 장비 사용금지' 미국의 反화웨이 동맹서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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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위험 충분히 관리 가능" 결론]

對中관계 악화 경제파장 의식한듯

영국 정보 당국이 "5G 통신망 구축 때 중국 화웨이 장비를 쓰더라도 안보 위험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미국 및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국)의 핵심인 영국의 이 같은 결론은 안보 위험을 이유로 동맹국들에 화웨이 금지를 요구해온 미국엔 큰 타격이라고 FT는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영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는 '화웨이 장비로 5G 통신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위험을 제어할 여러 방법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말했다. 한 소식통은 "(화웨이 채택 여부를 고민 중인) 유럽 각국 정부에 NCSC의 결론은 무게감이 클 것"이라며 "파이브 아이즈 멤버인 영국이 화웨이의 위험성을 관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다른 나라들도 영국의 예를 내세워 자국민과 미국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알렉스 영거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도 지난 15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화웨이 장비를 단순히 금지하기에는 문제가 복잡하다"며 "각국은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 결론을 내릴 주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로버트 해닝언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 전 본부장도 13일 FT 기고문에서 "화웨이를 이용한 중국의 스파이 행위가 적발된 적이 없다"며 "화웨이의 위험성을 둘러싼 주장은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NCSC 견해를 영국 정부가 아직 공식 채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국을 상대로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을 독려해온 미국으로선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어서 미·영 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FT 보도 하루 전인 16일에도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화웨이의 위험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앞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주 유럽 순방 때 "화웨이를 쓰는 국가와는 동맹 관계를 맺기 힘들다. 미·중 가운데 선택하라"며 각국을 압박했다.

파이브 아이즈 멤버인 호주와 뉴질랜드는 작년 일찌감치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반면 영국은 미국과 사뭇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이 독일과 함께 중국과 경제 교류가 가장 활발한 유럽 국가라는 점에서 영국의 행보가 대(對)중 관계 악화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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