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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위키피디아식 경영학사전 만들어 가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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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9일 서울 SC컨벤션에서 열린 한국경영학회 정기총회에서 신임학회장으로 취임한 김용준 성균관대 교수(앞줄 맨 오른쪽)가 이두희 전임 학회장(맨 왼쪽)과 함께 어윤대 명예교수(가운데)의 상남경영학자상 수상을 축하해주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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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자들 간에도 소통이 안돼 같은 단어를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연구자들의 집단지성을 공유하면서 소통할 수 있도록 올가을 위키피디아식 경영학 사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19일 서울 SC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영학회 정기총회에서 신임 학회장으로 취임한 김용준 성균관대 교수는 올해 학회의 중점 사업으로 "BTs를 이끌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용준 신임 학회장이 말하는 BTs는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이 아니다. 발음은 같지만 뜻은 다르다. '비즈니스 변혁(Business Transformations·BTs)'을 추진하겠다는 나름의 의지다. 그렇다고 방탄소년단과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7명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모여 만들어진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음악 산업 판도를 바꿔놓았듯이 학회에서도 다양한 연구자가 공동의 혁신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학회를 만들어보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미국·캐나다·중국 대학을 거쳐 국내 성균관대에서 30년째 글로벌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는 김 회장의 귀에 쏙 들어오는 조어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이 디지털 변혁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는데 학회가 아직 못 따라가고 있다"며 "올해 학회가 산학 융합연구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산업 현장에서 기업의 생태계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경영학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제대로 가치 창출을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 학계가 수동적으로 기업을 따라 갔지만 앞으로는 기업의 가치 창출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실무적인 논문들도 연구 업적으로 인정받는 풍토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한국경영학회가 융합학회로 혁신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가장 중요한데 외부는 물론이고 경영학자들 간에도 소통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위키피디아식 경영학 사전 편찬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위키피디아는 개방형 웹사전을 뜻하는 것으로 집단지성을 동원한 지식 집대성의 결과물이다. 신조어가 많이 등장하는 경영학계에서 연구자들이 각기 다른 의미로 단어를 사용하다 보니 융합연구가 근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경영학회에서도 세부 전공별로 같은 단어를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러 학자가 단어에 대한 해석을 공유해준다면 연구자들 간에 소통도 되고 일반인들에게도 이해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3만개 정도 단어를 뽑아서 작업을 한 후 오는 10~11월에 초기 버전을 오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장을 맡아 오던 그는 지난달부터 성균관대에서 '경영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 겸 경영대학원장'이라는 긴 직함을 받았다. 김 회장은 전임 이두희 회장(고려대 교수) 뒤를 이어 내년 2월 말까지 경영학회를 이끌게 된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회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마케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중국 상하이자오퉁대 교수를 거쳐 성균관대 경영대 교수를 지냈으며 2000년에는 삼성오픈타이드 차이나 사장을 맡기도 했다.

이날 경영학회 정기총회 행사에 앞서 열린 한국경영학회 2018 학술상에서는 어윤대 고려대 명예교수가 제24회 상남경영학자상을 받았다. 이 상은 경영학회가 경영학 발전에 공헌한 학자에게 수여하기 위해 제정됐으며 경영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어윤대 명예교수는 지난 40여년간 고려대에서 학생들을 양성하며 국제금융 분야에서 학문적 업적을 쌓고 고려대 총장을 역임해 학교 행정가로서 역할도 훌륭히 해냈다고 평가받는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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