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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은 19일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연기를 요청할 경우 EU가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발행된 독일 일간지 '슈트트가르터 자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에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결정은 영국의 몫"이라면서 "그런 요구가 있다면 EU에 있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월 29일 영국의 EU 탈퇴를 두고 EU와 영국 간 브렉시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면 EU가 받아들이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융커 위원장은 EU가 얼마 동안 브렉시트 연기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영국의 EU 탈퇴가 얼마나 연기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다면 내 머릿속에 타임프레임은 없다"며 "브렉시트에 대해 말하자면 이는 법정 앞에 서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모두 신의 손안에 있다"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1월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투표가 부결되자 EU와 브렉시트 합의문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EU는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중이다.

다만 양측은 오는 3월 29일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이른바 '노딜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접촉은 이어가고 있다.

스티븐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전날 브뤼셀에서 미셸 바르니에 EU 측수석대표와 만나 논란이 되고 있는 아일랜드 국경문제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해추가 논의를 벌였다. 영국 브렉시트부 대변인은 회동을 마친 뒤 "안전장치 문제 해결을 위한 회동이 생산적이었다"며 양측이 안전장치의 대안을 찾는 방안을 계속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측은 지난해 11월 서명한 브렉시트 합의문에서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국경 간 '하드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의 관세동맹을 잔류토록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영국 의원들은 안전장치 적용 기간을 명시하지 않으면 영국이 계속해서 EU에 종속될 수 있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메이 영국 총리는 이르면 오는 20일 브뤼셀을 방문해 EU 지도부와 '안전장치' 문제 해결을 위한 담판에 나설 예정이지만 양측의 입장에 별다른 진전은 없어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