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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우상' 한석규 "바보 같은 결정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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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연기가 제 우상"

연합뉴스

'우상'
[CGV아트하우스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영화 '우상'은 모두 바보 같은 결정을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배우 한석규, 설경구 그리고 천우희가 영화 '우상'으로 뭉쳤다. 이 영화는 아들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정치 인생 최악 위기에 몰린 도의원과 피해자의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자취를 감춘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됐다.

20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한석규는 "단 한명도 제대로 된 결정을 하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파국을 맞는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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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CGV아트하우스 제공]



극 중 차기 도지사로 주목받는 도의원 구명회를 연기한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나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한석규는 "제가 전에 '쇠가 본디 쇠였는데 남은 건 녹뿐이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구명회라는 인물이 이렇다"며 "쇠가 어떤 과정을 거치면 명검이 될 수 있지만 흉물스러운 녹 덩어리로 남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연기 인생과도 이를 연결지어 "저도 명검을 갖고 싶어서 연기에 평생 매달리고 있는 것 같다"며 "자칫 잘못하면 쇠도 잃어버리고 벌겋게 녹스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한석규와 설경구는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한석규는 "설경구는 그냥 설경구였다. 오래 봐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며 "설경구를 본 지 20여년이 됐는데 이번에 드디어 함께 작품을 하게 됐다. 한결같은 모습이 좋은 친구"라면서 웃었다.

설경구는 "전에는 한석규의 시절이었다. 한국영화를 혼자 책임졌다. 우리의 우상이었다"며 "역시 한석규는 한석규였다. 후배를 유연하게 대해줬다. 제가 성격이 급한데 그걸 많이 눌러주셨다. 형님이 없었으면 제가 사고를 쳤을 수도 있다"고 화답했다.

설경구는 아들을 사고로 잃게 되고 이 사고를 파헤치는 유중식을 연기했다.

그는 "아들의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쫓아다니던 중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한다. 이를 쫓고 쫓다가 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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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CGV아트하우스 제공]



천우희는 연출을 맡은 이수진 감독과 '한공주'(2013) 이후 재회했다. 그는 사고의 진실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련화를 맡았다.

천우희는 "감독님의 차기작을 기대하고 있었고 련화 캐릭터에도 욕심이 많이 났다"며 "한석규·설경구 선배 두 분의 조합이 처음이라 관객 입장에서도 기대됐다"고 강조했다.

영화 제목인 '우상'은 개인이 이루고 싶은 꿈이나 신념, 또 그것이 맹목적으로 바뀌었을 때를 뜻한다. 배우들은 자신의 우상은 '연기'라고 입을 모았다.

설경구는 "한계를 느껴서 포기하고 싶다가도 또 아이처럼 좋아지고, 나이가 들면서 힘들어지는 것이 연기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천우희도 "완벽한 연기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영화 기획 의도에 대해 이수진 감독은 "'한공주' 이후 가벼운 것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우상'이 지금 해야 하는 이야기다 싶었다"며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 사고의 시작점이 어딜까 고민했었는데, 그것이 '우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내달 개봉.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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