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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민주노총 “탄력근로제 합의 야합"… 靑 행진·총파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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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20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옆에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대정부 강경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다음달 6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날 민주노총은 "정부와 여당이 싸움을 걸어왔다"며 "우리는 한번도 싸움을 피한 적이 없다"고 소리높였다. 민주노총 회원 4000여명은 "재벌특혜 저지하고 구조조정 박살 내자!" "민주노총 단결투쟁 노동개악(改惡) 박살 내자!"라고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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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옆에서 민주노총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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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은 △노동법 개악 저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쟁취 △제주영리병원 저지 등 6대 요구안의 내용과 근거를 밝혔다. 다만 최대 화두는 ‘탄력근로제’였다.

전날인 19일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연장하는 데 합의하자, 민주노총은 이를 ‘야합’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경총의 요구 내용을 빼고 노동자가 얻은 내용이 없다"며 "친(親)재벌 반(反)노동 행보는 탄력근로제에서 그치지 않고,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악과 ILO 핵심협약 개악법안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사용자 편의를 봐주고 노동자 권리를 짓밟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탄력근로제란 일감이 많을 때 법정 근로시간을 넘겨서 일하는 대신, 일감이 적을 때는 근로시간을 줄여 단위 기간 내 평균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관리하는 제도다.

그동안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경사노위를 거부했다. 노동계 대표로 한국노총만 경사노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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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김명환 위원장이 삭발하고 있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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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삭발하고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사용자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 쓰레기 같은 탄력근로제 우리가 싸워서 박살내야 한다"며 "경총이 주문하고 정부와 국회가 압박하고, 한국노총이 손 잡아준 바로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민주노총은 분노를 모아 싸워 돌파하겠다"고 했다.

결의대회에 앞서 금속노조가 사전집회 형식으로 진행한 ‘2019년 투쟁선포식’에서도 현 정부를 비롯한 정치권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강상호 기아자동차 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말한 '평등·공정·정의'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문 대통령을) 찍은 손가락을 분질러 버리고 싶다고 말한다. 전 정권보다 더 많은 노동탄압과 개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부터 청와대 사랑채 방면으로 행진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청와대까지 행진한 집회 참가자들은 마무리 집회를 갖고 경찰과 충돌없이 해산했다.

민주노총은 다음달 6일 강경한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총파업·총력투쟁을 보다 강력하게 조직해 탄력근로제 개악 야합을 산산이 분쇄하겠다"고 밝혔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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