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20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진행된 이탈리아 남부 베네벤토 교구의 신자들과의 만남에서 "교회의 결점들은 바로잡기 위한 목적으로 비판받아야 한다"며 "교회에 대한 애정이 없이 교회의 잘못을 비난하거나, 평생을 교회를 공격하고, 공격하고, 또 공격하는 사람들은 악마의 친구나 친척"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
교황은 "성경은 악마를 '비방자'라고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한 사람이 평생을 교회를 계속해서 비난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면서 단지 비판을 위한 비판은 지양돼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사제들에 의한 미성년자 성 학대 문제를 풀기 위한 특별회의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교황은 이날 교회를 계속 비방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았고, 21일부터 열리는 미성년자 성 학대 회의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의 이날 발언은 사제들이 저지른 미성년자 성 학대 추문과 이에 대한 교회 고위층의 은폐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교황과 교황청을 끊임없이 공격해온 가톨릭 보수파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교황청은 21일부터 나흘 동안 전 세계 가톨릭주교회의 의장들과 수녀회 대표, 아동 전문가 등 약 190명의 가톨릭 고위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교황청에서 특별회의를 열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에 미국을 비롯해 칠레, 호주, 독일 등 세계 주요 지역에서 성직자들이 과거에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성 학대 행위가 속속 수면 위로 떠오르며, 가톨릭 교회에 대한 신뢰가 급락하자 해결책 마련을 위해 각국 가톨릭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주교회의 의장들이 머리를 맞대는 회의를 소집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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