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쉽게 깨지지 않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에도 변함없이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벌써 13년째 '독야청청'이다.
1등을 제외한 순위 다툼은 치열했다. 무려 7곳이 자리바꿈을 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나란히 2위와 4위로 치고 올라오며 한동안의 부진을 설욕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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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운용자산 20조원 이상 자산운용사 10곳의 작년 별도 순이익은 279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순이익 규모 3247억원에서 14.1% 감소했다.
실적이 줄어든 데는 지난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펀드 시장 전반도 함께 고전한 여파가 컸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사 233곳 전체 운용자산(AUM, 설정원본+계약금액 기준)은 807조원을 기록하며 900조원 밑으로 다시 내려섰다. 2016년 900조원 돌파 후 이듬해 952조원으로 확대되면서 점쳐졌던 1000조원 돌파 기대가 꺾였다.
녹록지 않은 업황을 반영하듯 업체 간 실적도 양극화됐다. 2017년 호실적을 기록한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선방하면서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정상 유지는 올해로 13년째다. 지난해 별도 순이익은 6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9.1% 축소됐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순이익이지만 업계 내에서 여전히 '넘사벽' 실적을 유지하면서 왕좌를 지켜냈다.
하반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 지분법수익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데다 연말 임직원 대상 성과급 지급과 해외 법인 마이너스 성장이 하반기 실적 발목을 잡았다. 4분기에는 순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124억원 적자를 내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전년 대비 37.9% 증가한 472억원 별도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순위가 두 계단 상승했다. 운용자산 규모가 연기금을 중심으로 1년새 13조7000여억원이 늘어나면서 운용 보수가 확대됐고 민간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등 신규비즈니스에서 성과를 보인 영향이다. 특히 분사에 따른 부담을 1년 만에 떨쳐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간 순이익 차이가 176억원까지 좁혀지면서 올해 1,2위 다툼이 더 치열해질지 주목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선방으로 KB자산운용은 한 계단 밑으로 밀려났다.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운용 보수가 감소한 데다, 사옥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고 대체투자 부문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
베트남 펀드와 일본 부동산 펀드 등을 앞세워 자금 유입에 성공한 한국투신운용은 5위에서 4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지난해 1, 2분기 각각 1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넉넉한 실적을 달성한 결과, 하반기 증시 부진을 무난하게 견뎌냈다. 특히 한동안 한화자산운용에 밀려나며 구겨졌던 자존심도 회복했다.
지난해 2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반전 드라마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펀드 운용 실적 자체는 더할 나위 없었지만 고정 비용 지출이 증가하면서 이익 확대 발목을 잡았다. 순위는 5위로 작년 3위에서 두 계단 후퇴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실적을 거두면서 제자리를 지켰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대체투자 분야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내면서 한 계단 올랐다. 흥국자산운용 순이익은 전년 대비 19.4% 감소한 반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은 16.7% 증가하면서 흥국자산운용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한편 2017년 말 운용자산 규모가 22조440억원, 순이익 106억원을 기록해 업계 9위였던 하나UBS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 규모가 19조9295억원으로 20조원 밑으로 내려서면서 이번 리그테이블에서 제외됐다.
하나금융지주는 2017년 9월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보유하고 있는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를 인수해 100% 자회사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으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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