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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기고-이홍균 흥진기업 대표] 국가가 바라는 최저임금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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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요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이 문제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모든 일들이 꼬여가고 있는 모습이다. 소득주도성장을 원하는 정부 정책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영업자, 영세업자,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턱 밑까지 치받고 있다. 또 청년 아르바이트생이나 임시 일용직 근로자들의 취업 감소로 인해 고용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여기서 일반인들이 잘 모를 우리같은 소규모 기업인들의 실상과 시름을 털어놓고 싶어 펜을 들었다.

우리는 40년 넘게 한 직종 한 제품을 가지고 꾸준히 성장해온 일반 업종의 제조업체이다. 웬만한 일은 자동처리 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어 자동설비 시스템을 갖고 있는 엘리트 기업이지만, 다품종 소수량을 주문하는 원청업체의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소비자 입맛에 맞춰 살아가는 틈새 산업을 하고 있는 업체이다. 틈새 산업이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는 매출이나 수량이 너무 적기 때문에 매력포인트가 낮아 뛰어들기 어려운 사업이다. 그런가 하면 소규모 자본을 갖고는 시설이나 기술노하우가 너무 방대해 일반인들은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때문에 장기근속자를 우대해야 하고 숙련된 사원을 선호하는 곳이다. 숙련된 사원과 그렇지 않은 사원 간의 기술의 성력화(省力化) 차이는 너무나 크고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초임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의무화시키면 잘하는 사원은 불만이 되고 그렇지 못한 미숙련 초임자는 거저 임금을 받는 사태에 도달하게 된다. ‘

최저임금 정책이 잘하는 사원들의 의지를 꺾는 것은 물론 앞날의 희망이 되는 지표까지도 말살시키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깝기 그지없다. 옛날에 밥만 먹여줘도 일을 배우겠다던 사람들에겐 꿈이 있었다. 선배들의 숙련도를 배우고 익히면 자신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기술자가 되리라 상상했다. 그래서 숙련된 근로자들은 이를 자랑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지금의 숙련 기술자에게는 낙이 별로 없다. 최근 2년 새 30% 가까이 최저임금을 상승시키고 의무적 지급을 명하면서 숙련자와 초임자의 급료가 크게 차이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쉽게 시간만 보내면 자동으로 월급이 오른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는 젊은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나라의 앞날을 내다보는 기업인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쉽게 얻는 행복은 결코 약이 될수 없고 마약 같은 독이 될뿐이다.

얼마전 전직 장관을 지낸 이가 ‘그 정도의 최저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면 기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는 기사를 보고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의 생각이 이 정도이니 이 나라가 어찌 될까 걱정이 앞선다. 제발 위정자들은 우수한 두뇌로 명석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 최저임금의 달콤한 유혹보다는 성실한 자세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일 때 훌륭한 기술자와 기업이, 훌륭한 나라가 건설된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후회없이 장식해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이홍균 흥진기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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