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재완화 하고싶지만 北 무언가 해야" 로이터 "비핵화 완료 전 제재완화 가능성 밝혀" 트럼프 "마지막 회담 아냐"…협상 장기화 신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제재완화를 언급하면서 차기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려면 북한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달말 열리는 북한과의 2차 정상회담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 로이터 "제재 관련 발언 중 가장 명확한 입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다시 피력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꺼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무언가 하기를 원한다고 본다"며 "지켜보자. 여러분이 알다시피 지금 (미국은) 최대의 제재를 북한에 가하고 있다. 나는 제재를 완화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편에서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북한의 제재에 관한 트럼프의 발언 중 가장 분명한 것이다"라고 평가하면서 "이는 북한이 완전히 핵 프로그램을 없애기 전에 제재를 완화할 의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제재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USA투데이는 "북한은 경제제재 완화를 우선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은 비핵화 현실화를 먼저 요구하면서 양측은 맞서고 있다. 이같은 대치는 하노이 회담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행동 변화를 촉구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견고하고 좋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이어 2차 회담에 대해서는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급하지 않다" 발언에 이어 "마지막 회담 아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차 북미회담에 대해 "우리는 많은 것을 이뤄낼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이번 회담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언급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회담을 언급한 것은 전날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다.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이상 비핵화를 서두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나는 결국 북한의 비핵화를 보고싶기는 하다"면서도 "압박적인 타임스케줄(pressing time schedule)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도 속도조절론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연이은 발언에 미국 현지언론을 비롯한 외신은 더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복스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몇 개월 교착을 이어가는 가운데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놀라운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트럼프는 하노이 회담이 '거대 합의 (huge accord)'를 도출하는 마지막 기회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면서 "그는 결국 북한과 길고 고된 협상을 해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을 사실상 장기전으로 끌고가기로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는 제대로 된 검증을 위해서라도 적어도 몇 년이 걸리는 과제라고 주장해왔다.
한편,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결과 도출에 조급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주도권을 잡고자하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북한전문가는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회담 전 북한의 비핵화에 있어 다급하지 않다는 모습을 보이면서 협상 레버리지를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윤은숙 기자 kaxin@ajunews.com
윤은숙 kaxin@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