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특검카드 꺼내며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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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환경부가 지난 정부에 임명된 산하기관장 교체를 위해 작성했다는 '블랙리스트' 논란이 다시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고발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일부 진전을 보이면서다. 지난해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공방에서 '판정패'한 자유한국당은 이번에야말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연일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비대위 회의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를 둘러싼 청와대와 여당의 설명에 발끈하고 나섰다. 전날 청와대는 "블랙리스트라는 먹칠을 삼가 달라", 여당은 "적법한 감독권 행사, 체크리스트"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한 바 있다.
이에 김 비대위원장은 "국민을 바보로 알아도 유분수지, 이런 궤변이 어딨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짓 하지 말라면서 촛불을 든 것 같은데 전부 뒤로 가고 있다"며 "먹칠하지 말라는 얘기 속에는 검찰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속셈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검찰수사로 밝혀진 문재인판 블랙리스트에 대해 말장난만 하고 있다"며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출국금지했지만 김 전 장관이 끝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청와대를 겨냥했다. 그는 "검찰은 이 부분을 제대로 수사해달라"며 "환경부 뿐 아니라 330개 기관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검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그동안 의혹제기 외에 별다른 공격 포인트를 잡지 못 한 한국당은 검찰 수사로 일부 혐의의 정황이 드러나면서 다시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일부에선 특검 가능성까지 꺼내들고 있다. 한국당 소속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놓고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밝혀주리라 믿는다"면서도 "혹여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고 머뭇거린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명명백백 밝혀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한국당은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김태우 폭로' 특검 도입, 손혜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등을 더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조건 없는 국회 정상화를 강조하는 여당과의 접점을 찾는 일이 더 힘겨워지면서 여야 합의 실패로 2개월 간 개점휴업 상태인 국회가 더 꼬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를 통해 "인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에 대해 평가하는 작업은 어느 정권이나 있었다"며 "이를 두고 과거 정부가 운영했던 블랙리스트, 표적삼아 불이익을 집중적으로 준다든지 했던 블랙리스트와 같은 것이라고 한국당에선 주장하고 있는데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그는 "임기를 다 채우거나 심지어 더 길게 그 자리를 지킨 케이스도 있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것을 보면 블랙리스트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맞섰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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