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기업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실망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종목 옥석가리기' 움직임도 덩달아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실적 공개가 마무리되면 어떤 종목이 새롭게 상승세를 탈지 관심이 높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돋보였던 종목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고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 '쌍끌이 호재'를 맞는 종목은 어닝시즌 마무리 후 가장 먼저 주목받는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올 영업이익·순이익 감소 예상
21일 에프앤가이드와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예상 영업이익은 183조원(-9.9%), 순이익은 125조원(-10.7%)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라면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원인은 경기 부진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잘 말해 준다. 실적을 내놓은 484개 종목 가운데 시장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224개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은 29조원, 순이익은 15조6000억원으로 실적발표 시즌 전 컨센서스 대비 각각 31.5%, 48.9% 하회했다. 4분기 회계처리 관행을 빼더라도 어닝쇼크 수준이란 평가다.
유안타증권 김광현 연구원은 "4분기만 되면 예정에 없던 충당금이 쌓이고, 예정에 없던 보너스가 지급되는 등 일시적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회사가 미쳐 알지 못했던 매출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기도 하고, 매출 자체가 부진을 겪기도 한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과는 같다. 어닝쇼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어닝쇼크가 다음 회계년도 실적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이후 2019년 상반기 전망치는 -25.2% 하향 조정됐다. 특히 연초 이후 하향 조정 폭이 -14.3%로 높게 나타났다.
국내 수출기업도 올해 1분기 수출액의 감소를 예상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수출기업 454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 감소'를 예상한 기업은 전체의 32.4%에 달했다. '수출액 증가'를 전망한 기업(26.7%)보다 많았다. 수출액 감소 및 증가 전망은 지난해 4분기보다 각각 2.8%포인트, 4.2%포인트 감소했다고 수은은 밝혔다.
◆LGD·한국항공우주 등 외국인 매수 호재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믿을 건 펀더멘털이 튼튼한 실적주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투자증권 안혁 연구원은 "큰 폭의 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반도체 업종과 이익이 증가하는 비(非)반도체 업종을 구분한 이원화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잠정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10% 이상 웃도는 종목이 향후 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LG디스플레이, 아이에스동서, IHQ, CJ프레시웨이, SK가스, 현대엘리베이터, 영풍정밀, 한전KPS, 서울반도체, 동원 F&B, 신세계 I&C, 한국콜마, 현대건설기계, 한국항공우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중 LG디스플레이와 한국항공우주는 외국인의 주요 쇼핑 대상이 되고 있다.
IBK투자증권 이정빈 연구원은 "컨센서스 순이익이 증가와 함께 자기자본이익률(ROE) 서프라이즈 비율이 양호하고 장기성 자금인 연기금과 외국인이 사는 종목일수록 양질의 초과수익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한지주, 삼성에스디에스, LG생활건강, 한온시스템, 메리츠종금증권, 현대미포조선, 대웅제약, 한샘, SK머티리얼즈, 이노션 등을 제시했다.
김문호 기자 kmh@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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