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 소방서 저녁 식단 사진. 119소방관리안전사업단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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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방본부 산하 한 119안전센터 소속 직원들은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삼시세끼를 배달음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식사 준비를 맡은 공무직(옛 무기계약직) 근로자가 쉬는 날이기 때문이다. 24시간 근무하며 신고가 들어오면 곧바로 출동을 해야 해 식당을 가기 어려운 다른 119안전센터나 구조대ㆍ구급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공무직 근로자가 개인사정으로 출근하지 못할 때도 배달음식에 의존해야 하는데, 시내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음식을 시켜먹을 곳이 마땅치 않은 섬 지역 등 외딴 곳은 식자재를 사다가 직접 해먹어야 한다. 인천뿐 아니라 서울 등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주말 등에는 시켜 먹거나 식재료를 사다가 해먹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소방본부가 최일선 소방대원들이 주말 등에 배달음식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휴일 취사인력을 따로 채용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소방본부는 올해 5억6,300만원을 들여 관내 119안전센터 등 46곳에서 근무할 휴일 취사 기간제 근로자 46명을 다음달 6일까지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인천소방본부 산하 119안전센터 등은 평일에는 3조 2교대(21일 단위로 주ㆍ야 교대 근무)로, 휴일에는 조별로 24시간 근무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본부 관계자는 “휴일에 자장면을 배달해먹거나 직접 김치찌개를 끓여먹고는 하는데, 밥을 하거나 설거지 하는 것을 기피하는 직원도 있고 강화도나 영종도 등 음식을 시켜먹을 데가 마땅치 않은 곳도 있다”며 “휴일 취사 인력 채용으로 소방대원들 현장 업무 집중력과 복지가 향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에는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이 떡볶이와 김치, 나물, 건더기가 거의 없는 맑은 국이 식판에 담긴 서울 한 소방서의 저녁 식단 사진을 공개해 ‘부실 식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복지사업단은 “하루 8~16번 출동하는 모 소방서의 저녁식사”라며 “18개 시ㆍ도 소방본부 중 가장 재정 여건이 좋다는 서울소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난 출동 현장 대기를 하는 소방관의 한 끼 식사는 매우 중요해서 충분한 영양 섭취를 위해 식단은 전문가가 짜야만 한다”라며 “하지만 현실은 물가 상승 등 이유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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