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위원들 한 목소리
예상보다 1~2년 앞당겨 중단
"금리인상에 인내심" 동결 밝혀
ECB도 장기저리대출 재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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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전세계 곳곳에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신호가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사실상 긴축 행보를 중단하고 있다. 미ㆍ중 무역전쟁 장기화,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중국 성장둔화 우려 등으로 성장률 하락, 글로벌 교역 감소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선제적 조치에 나서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Fed는 금리인상 중단에 이어 보유자산 축소까지 조만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보유자산 축소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달러화를 회수하는 긴축 프로그램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풀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양적 완화'(QE)의 정반대 개념이다. 금융 위기에 대응하며 4조5000억달러(약5062조원)까지 늘렸던 Fed의 보유 자산은 당초 예측보다 더 큰 규모에서 정상화 작업이 중단될 전망이다. 예상보다는 1~2년 앞당겨 자산축소를 조기 종료하는 것으로 보인다.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 FOMC 위원들은 올해 말께 보유자산 축소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록은 "거의 모든 참석자는 너무 늦기 전에, 올해 말에는 자산축소 정책을 중단하는 계획을 발표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미 Fed는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성명을 통해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다"며 긴축 속도 조절을 예고한 바 있다.
앞서 Fed는 기준금리도 당분간 동결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특히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에서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언급했던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발언을 강조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인내심이라는 단어는 이번 의사록에서는 명사로 사용된 것을 포함하면 총 14차례 사용됐다.
금리 결정에 신중을 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지만, 현 경기 판단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다양한 고려사항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정지)이나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국제 무역정책을 둘러싼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파월 의장도 1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Fed는 금리를 결정하기 전에 이러한 위험을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Fed는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경제지표를 본 뒤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아직 Fed의 금리인상 행보에 대한 월가의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도 경기 부양을 위해 은행들에 대해 장기저리대출 프로그램(TLTRO)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CB 이사회는 다음달 초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같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날 예정이다. ECB가 고려하는 TLTRO 이자율은 마이너스 0.4%로, 2020년까지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에게 마이너스금리로 자금을 빌려줌으로써 은행이 민간부문에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해주는 추가 부양책을 다시 내놓으려는 것이다.
이미 ECB는 2014년 9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은행들을 대상으로 장기저리대출을 진행한 바 있다. 7200억유로가 규모가 넘는 현행 장기대출프로그램은 내년 6월부터 만기가 시작된다. 페터 프라트 E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TLTRO 재가동 전망에 대해 "그것은 매우 유용한 도구"라며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ECB는 지난해 12월까지 2조6000억유로(약 3326조원) 규모 채권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경기 둔화는 지속되고 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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