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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세계 석학 "韓인공태양 1억도 달성,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로 향하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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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융합연구소,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 10년 기념 인터뷰

세계 석학 "핵융합에너지 불가능한 일 아냐..2050년대 상용화 기대"

"핵융합시 투입 연료 양 적어 사고 나도 안전..100년이면 재활용"

뉴시스

【서울=뉴시스】국가핵융합연구소는 20일 한국형 인공태양 'KSTAR' 운전 10주년을 맞아 방한한 해외 주요 핵융합 석학들의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유타카 카마다 일본 국립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QST) 나카 핵융합연구소 부소장, 토니 도네- 유로퓨전(EUROfusion) 프로그램 매니저, 스티븐 코울리 미국 프린스턴플라즈마물리연구소(PPPL) 소장. (사진/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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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초전도핵융합 연구장치 '케이스타(KSTAR)'의 1억도 달성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로 향하는 문이다"

스티븐 코울리 미국 프린스턴플라즈마물리연구소(PPPL) 소장은 지난 20일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주최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케이스타(KSTAR)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공동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울리 소장은 영국 출신 물리학자로 핵융합 이론 분야의 유명한 석학이다. 현재 미국의 상전도 토카막형 핵융합장치인 NSTX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핵융합 연구장치인 인공태양 '케이스타'를 사용해 핵융합 반응이 나타나는 이온온도 1억도 기록 실험에 성공했다. 핵융합의 핵심 운전조건인 장시간 플라즈마 상태 유지와 1억도 이상 온도 유지를 실현한 것으로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 중에선 처음이다.

일본과 유럽연합의 핵융합 연구를 이끌고 있는 석학들도 '케이스타'의 성과를 발판으로 2050년께 핵융합 에너지가 상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핵융합 에너지가 기초과학 연구 수준을 넘어 핵융합에너지 대량생산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한 장치 개발로 접어들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코울리 소장은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며 "아주 작은 에너지였지만 실제로 핵융합이 구현됐던 적이 과거에 있기 때문에 핵융합 연구자들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유럽지역 핵융합 연구 컨소시엄인 유로퓨전(EUROfusion) 프로그램 매니저인 토니 도네는 "유럽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으며, 2050년대에 일본과 마찬가지로 데모가 완성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핵융합에너지 연구에 대해 과학적 접근보다는 실질적 에너지원이라는 인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1억도 달성은 굉장히 중요한 바로미터다. 지금은 1.5초에 불과하지만 한국의 케이스타와 중국의 이스트(EAST) 같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는 오랫동안 플라즈마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 장치"라며 "향후 1억도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게 되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로 나아가는 남아있는 과제들을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강조했다.

유로퓨전에는 EU 26개국 및 스위스, 우크라이나의 핵융합 연구기관 30개가 소속되어 있으며, 유럽 원자력공동체(EURATOM)에서 운영하는 핵융합 상용화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유타카 카마다 일본 국립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QST) 나카 핵융합연구소 부소장 역시 "일본에서 핵융합에너지 연구는 학술적 연구가 아니라 현실적인 에너지원 개발을 위한 연구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2050년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EU 등 7개국이 공동으로 개발·건설하는 초대형 국제협력 R&D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도 속도를 내고 있다. 500MW급 열출력을 발생하는 장치를 개발해 전기 생산의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한 것으로 최근 공정률이 60%를 넘기며 오는 2025년 첫 번째 플라즈마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토니 도네는 "ITER에는 두 가지 방식의 블랑켓 방식을 테스트 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향후 핵융합 실증로에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을 찾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블랑켓 연구는 어렵긴 하지만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며, 2050년대 실증로 건설을 위해서도 블랑켓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핵융합 실증로에 적용하기 위한 플라즈마 내부수송장벽(ITB)모드를 구현 하는 실험에서 1.5초간 이온온도 1억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사진/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photo@newsis.com


석학들은 핵융합 에너지가 안전하고 청정한 에너지라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글로벌 각국에서 '탈(脫) 원전' 행보가 가시화되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는 원전처럼 핵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원료인 삼중수소를 바다에서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꿈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코울리 소장은 "핵융합 발전소는 수년치 연료봉이 발전로에 들어있는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발전로 가동 시 안에 들어있는 연료의 양이 매우 적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 유출된다고 하더라도 나오는 에너지량이 적어 원전에 비해 안전하다"며 "사고가 발생해도 핵융합에너지는 장치 주변만 위험할 뿐 멀리 대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토니 도네 역시 "원전 사고는 사람이 제어하기가 어렵지만 핵융합 발전의 경우는 보유 연료양이 적고, 외부에서 에너지를 끊기만 하면 꺼지기 때문에 안전하다"며 "핵분열은 수만년 동안 방사능 수치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문제가 있지만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는 반감기가 12년 밖에 안 돼 100년 정도면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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