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오후 3시 사이 20~30분씩, 일주일에 2번 햇볕을 쪼여야 충분한 양의 비타민D가 만들어진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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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처럼 ‘비타민D 결핍증’으로 병원 신세를 진 40~50대 여성이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13~2017년 비타민D 결핍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5년새 환자 수는 3.8배, 진료비는 4.2배 급증했다고 21일 밝혔다. 2013년 1만8727명이던 비타민D 결핍증 환자는 2017년 9만14명으로 늘었다.
박세희 건보공단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타민 D는 뼈 형성과 근육, 면역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비타민D의 중요성이 알려지고, 서구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몇년 새 사회적인 관심이 늘었다”라며 “자연히 비타민D에 대한 검사가 늘어나고 적극적인 치료가 늘어났다. 또 야외 활동량 감소, 만성질환자 증가도 비타민D 결핍 환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걷기 실천율(야외 활동)은 2007년 45.7%에서 2017년 39%로 줄었다.
비타민D 결핍은 50대에서 가장 많고 40대와 60대가 뒤를 잇는다. 40~60대 중장년층이 전체 환자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7배 많았다. 임승길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건강한 비타민D 농도 기준(30ng/ml)을 적용해 분석해보니 여성의 85.3%가 비타민D 부족으로 나왔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여성 10명 중 8명은 잠재적인 비타민D 결핍증 환자라는 얘기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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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결핍은 정기적 운동 여부, 일상 환경(실내 근무 등), 일조량(겨울) 등과 연관이 있는데 이 중 야외활동과 햇빛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하정훈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타민D는 유제품 등 식품 섭취를 통해 흡수하거나, 피부에 자외선을 쬘때 자연히 생성된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제품 섭취량도 적고, 햇볕 쬐는걸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야외활동을 적게 하고, 밖에 나갈 때도 선크림을 바르거나 마스크나 양산 등으로 가린다”라고 설명했다.
비타민D 결핍 자체는 심각한 질병은 아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도 없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골밀도가 줄어드는 골다공증을 부르고, 골절이나 근력 약화를 유발할 수 있다. 75세 여성 B씨는 길을 걷다 넘어졌는데 허리가 골절됐다.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니 심각한 골다공증이었다. 비타민D 수치가 10ng/ml도 안됐다. 비타민D 결핍증인줄 모르고 오래 방치한 탓에 골다공증과 이로인한 골절까지 생긴 것이다. 하 교수는 “아직 명확하게 입증은 안됐지만 최근 비타민D 결핍이 유방암ㆍ대장암ㆍ전립선암ㆍ 고혈압ㆍ당뇨병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비타민 D 결핍 여부는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일반적으로 혈중 비타민D 가 20 ng/ml 미만인 경우를 결핍상태, 30 ng/ml 이상인 경우 충분하다고 본다. 비타민D 결핍은 하루 800~1000단위(IU)의 비타민D 보충제먹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임 교수는 “햇살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3시에 20~30분씩, 팔ㆍ다리를 노출 한 채 일주일에 2회 햇볕을 쬐면 필요한 양의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다. 다만 요즘같은 겨울철엔 일조량이 적고 날씨가 추워 몸을 드러내기 어려워 자연 합성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식품으로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비타민 D 함유 음식은 등푸른 생선(연어, 고등어, 참치), 달걀노른자, 우유 등이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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