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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소년중앙] 알고 보니 동네 뒷산이 등산명소…가을맞이 레저·휴양·생태체험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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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정상까지 안 가도 괜찮아요

나무 보고 청설모 보고 경치 보며

산이 주는 가을 정취 느껴요

가을은 여름처럼 너무 덥지도, 겨울처럼 너무 춥지도 않아서 등산에 적합한 계절이죠. 흔히 제대로 등산을 하려면 큰마음을 먹고 설악산·소백산처럼 유명하고 험준한 산이나 국립공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우리 집 주변에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는 물론, 평소에는 주목하지 않았던 동식물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가을 등산 명소가 있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인구 전체 5175만 명 중 935만 명이 사는 서울에도 종로구의 인왕산, 강남구의 대모산 등 지하철을 이용해 방문할 수 있는 산들이 많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아차산을 찾아 다양한 방법으로 가을 등산을 즐기는 법을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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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윤(서울 개일초 4)·김보경(서울 북성초 5)·정하은(서울 당현초 6·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서울시 광진구 아차산을 찾아 가을 등산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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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등산이 젊은 세대에게 재미있고 친숙한 취미로 자리 잡았어요. 과거에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 위험이 적은 야외활동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죠. 이후 20~30대 젊은 층이 꾸준히 등산에 유입되고 있어요. 2024년 3월 8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등산 경험 및 국내 등산 문화 관련 인식’을 조사한 결과, ‘요즘 산을 찾는 젊은 층이 많아진 것 같다’는 응답은 20대 60.0%, 30대 72.8%, 40대 60.8%, 50대 48.8%로 나타났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등산 인증 사진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아요.

가을은 특히 산을 많이 찾는 계절이기도 해요. 국립공원공단이 공개한 '2023 국립공원 월간 탐방객 수 현황'을 보면, 2023년 전국의 국립공원을 찾은 이용객은 3945만5363명이었어요. 그중 이용객이 가장 많이 몰린 달은 10월(547만4706명)이었으며, 2위가 11월(370만58명)이었죠.

그런데 젊은이뿐만 아닌, 어린아이와 노약자까지 포함해 산행을 즐기려면 고려할 요소가 많습니다. 너무 가파르거나 높지 않은 산이어야 하고, 휠체어·지팡이를 이용하더라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숲길이 있어야 하죠. 그래서 온 가족이 함께 산행을 하고 싶어도 준비할 것이 많을 것 같아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요즘은 지자체에서 관할 구역 내 산을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잘 정비해놓은 경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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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에서는 시민이 아차산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전영실(맨 오른쪽) 해설사와 함께 11월 아차산 생태계에서 만날 수 있는 동식물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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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서 남녀노소 다양하게 즐기는 가을 산행

서울 광진구와 경기도 구리시에 걸쳐있는 아차산도 온 가족이 함께 가을 산행을 즐기기에 적합한 산입니다. 295.7m 높이로 너무 높거나 가파르지 않아 등산 초보자들도 오르내리기 쉬운 데다, 고구려정이나 아차산 정상에 올라가면 주변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등산의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죠.

또한 아차산은 서울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광나루역, 7호선 사가정역 등과 인접해 접근성이 좋으며, 등산로·둘레길·탐방로 등 다양한 종류의 숲길이 잘 정비된 것은 물론 도서관·카페·황토길·숲체험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 즐길거리도 풍성하죠. 덕분에 2024년 1월부터 10월 말까지 대략 160만 명의 이용객이 아차산을 찾았을 만큼 시민의 사랑을 받아요.

광진구에서는 아차산을 생태 체험, 역사 교육 등 다양한 테마로 즐길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김보경·정하은·조성윤 학생기자가 '광진구숲해설'과 '아차산역사문화투어'에 참여해 아차산의 숲길을 체험해 보기로 했어요. 프로그램은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 예약에서 날짜와 시간을 지정해 참여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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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아차산은 초보자도 오르기 어렵지 않은 높이이며, 고구려와 신라의 군사시설이 남아있는 등 역사적인 이야기도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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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학생기자단은 광진구숲해설에 참여하기 위해 먼저 아차산어울림정원 입구에서 전영실 숲 해설사를 만났어요. 광진구숲해설 프로그램은 생태탐방, 계절별 숲의 모습 등 주제와 구성이 시기별로 다양해 2024년 1월부터 10월 말까지 약 3874명이 이용했을 만큼 인기가 많죠.

하은 학생기자가 "아차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궁금해했는데요. 광진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아차산의 이름 유래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진 점은 없어요. 다만 아차산(阿且山)이라는 명칭은 삼국시대부터 쓰였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높다'는 의미의 아차산(峨嵯山)으로 한자가 변경됐죠.

보경·하은·성윤 학생기자가 전 해설사와 함께 걸을 코스는 약 1380m 길이의 '아차산동행숲길'로, 노인·어린이·유아·임산부·장애인 등 보행 약자도 산림욕을 즐기며 편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조성된 경사가 완만한 숲길이에요. 휠체어 및 유모차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데크를 깔았고, 손잡이도 만들었죠.

여기서 잠깐. 여러분이 산을 찾을 때마다 숲길을 등산로·트레킹길·탐방로 등 여러 명칭으로 부르는 것을 들어봤을 텐데요. 이들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먼저 알아볼까요.

■ 산행 목적에 따라 나뉘는 숲길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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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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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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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숲길의 정의부터 들여다봅시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제2조 6항에 따르면 숲길이란 등산·트레킹·레저스포츠·탐방 또는 휴양·치유 등의 활동을 위해 산림에 조성하거나 사용하는 길을 뜻해요.

숲길은 등산로, 트레킹길, 산림레포츠길, 탐방로, 휴양·치유숲길로 나뉩니다. 등산로는 산을 오르면서 심신을 단련하기 위해 조성된 숲길이며 정상을 최단거리로 도착하는 것을 목적으로 대부분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죠.

트레킹길은 숲길을 걸으면서 해당 지역의 역사·문화를 체험하고 경관을 즐기기 위해 조성된 숲길을 말해요. 단거리로 정상에 도착하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등산로보다 거리가 길고, 여러 구간인 경우가 많죠. 트레킹길은 시점과 종점이 이어지도록 산의 둘레를 따라 조성한 둘레길, 산줄기나 산자락을 따라 길게 조성했지만 시점과 종점이 이어지지 않는 트레일로 나뉘죠.

산림레포츠길은 산악마라톤·산악자전거·오리엔티어링·산악승마 등 여러 산림레포츠를 하기 위해 조성된 숲길이며, 탐방로는 산림생태를 체험·학습·관찰하는 활동을 하는 숲길, 휴양·치유숲길은 산림에서 휴양·치유 등 건강증진이나 여가 활동을 하는 길을 말해요.

다만 산림레포츠길, 탐방로, 휴양·치유숲길은 등산로나 트레킹길의 일부를 활용하거나 일부 구간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아차산의 생태를 알아보기 위해 아차산동행숲길을 걷기로 해 숲길의 분류에서 탐방로를 이용하는 것에 해당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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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은 산행 목적에 따라 등산로, 트레킹길, 산림레포츠길, 탐방로, 휴양·치유숲길로 나뉜다. 아차산에서는 생태 탐방을 위한 탐방로, 역사·문화·생태 탐방을 위한 서울둘레길 모두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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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잣나무·청설모…늦가을 아차산에서 만난 동식물

등산은 상체와 하체 근육을 모두 쓰는 활동이기 때문에 산을 오르기 전에 준비운동은 필수예요.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전 해설사의 구령에 맞춰 보경·하은·성윤 학생기자가 무릎을 돌리고, 팔을 쭉 뻗으면서 몸을 풀었죠.

등산 사고를 예방하려면 이렇게 가벼운 몸풀기로 산행을 시작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는 게 중요해요. 또 안전을 위해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입산이 통제된 위험·금지구역은 절대 출입하면 안 됩니다. 가벼운 타박상이나 긁힘 등 사고에 대비해 반창고·붕대 등 간단한 구급약을 챙기는 것도 필요해요.

특히 일교차가 심한 가을은 아침에 풀숲에 이슬이 맺히고 새벽에 서리까지 내리면 등산로가 생각보다 미끄러울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밧줄이나 손잡이를 잡을 수 있도록 양손이 자유로워야 해요. 아침에는 춥지만 낮에는 덥다고 느낄 수도 있는 높은 일교차도 고려해 이동에 방해가 되지 않는 가벼운 겉옷을 챙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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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할 때 가파른 길을 만나면 등산스틱을 사용하면 하체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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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시작 시각도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9월 23일경인 추분을 지나면 낮의 길이가 점점 줄어들고, 가로등이나 건물의 불빛이 있는 도심과는 달리 산은 생각보다 빨리 어두워져 조난 등 사고로 이어지기 쉽죠. 그래서 가을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해 해가 지기 한두 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바람직해요.

산행 시작 전 몸풀기를 마치고 물도 한 모금 마신 성윤 학생기자가 "늦가을 아차산에서는 어떤 동식물을 볼 수 있나요"라고 물었어요. "소나무·잣나무·청설모·딱따구리·직박구리·무당거미 등이 대표적이에요. 오늘 운이 좋으면 다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아차산동행숲길에서 가장 먼저 마주친 건 바늘처럼 뾰족한 바늘잎이 특징인 소나무였어요. 전 해설사가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를 각각 가리켰죠. "왼쪽에 있는 소나무는 북아메리카산, 오른쪽에 있는 소나무는 한국산이에요. 두 소나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맞춰보세요."

왼쪽 소나무와 오른쪽 소나무를 번갈아 살펴보던 소중 학생기자단. 그런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잘 구분이 안 되네요. "정답은 바늘잎의 개수예요. 왼쪽에 있는 소나무의 이름은 리기다소나무로, 고향은 북아메리카예요. 리기다소나무의 바늘잎은 3개씩 모여나요. 그래서 삼엽송이라고도 불리죠. 반면 우리나라 소나무는 바늘잎이 2개씩 나요." 전 해설사가 땅바닥에 떨어져 누렇게 된 리기다소나무와 우리나라 소나무의 잎을 주워서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보여줬는데요. 정말 한쪽은 바늘잎이 3개였고, 다른 한쪽은 바늘잎이 2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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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의 바늘잎. 리기다소나무와 재래송 소나무, 잣나무는 얼핏 보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바늘잎의 개수로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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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북아메리카가 고향인 소나무가 우리나라 산에서 자라는 걸까요.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산림이 황폐해졌어요. 비가 내리면 땅을 단단히 잡아줄 나무가 없는 민둥산의 비율이 높아 매년 산사태·홍수 피해를 입어야 했죠. 광복 이후 정부는 황폐해진 산지를 복원하고, 산림을 조성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나무를 심는 산림녹화사업을 시작했어요."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1946년부터 2020년까지 75년 동안 전국 578만ha에 약 146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어요. 1960년부터 2020년까지 심은 나무 118억 그루를 기준으로 가장 많이 심은 나무는 낙엽송(22억 그루)이며, 2위가 리기다소나무(20억 그루)예요. 3위는 아까시나무(16억 그루), 4위는 잣나무(12억 그루)죠. 이게 바로 등산을 하면 낙엽송·리기다소나무·아까시나무·잣나무가 자주 보이는 이유랍니다.

실제로 소중 학생기자단이 살펴본 리기다소나무 옆에는 잣나무도 자라고 있었어요. "잣나무도 얼핏 보면 외형이 소나무와 비슷해 구분하기 힘들죠. 이럴 때는 바늘잎의 개수로 구분하면 돼요. 잣나무는 바늘모양 잎이 5장씩 뭉쳐나요. 그래서 오엽송이라고도 불리죠."

잣나무 근처에는 생장속도가 빨라 정원수·가로수로 많이 심는 느티나무도 있었죠. 느티나무의 꽃은 3월에 피고, 열매는 가을 문턱에 들어서는 9월에 익어요. 나무줄기는 단단해서 연장의 손잡이나 고급 가구의 재료로 쓰이며, 건축자재로도 사용하죠. 11월에 만난 느티나무의 잎은 노란빛이 도는 갈색으로 물들어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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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아차산에서 만날 수 있는 생물들. (맨 왼쪽 사진부터) 겨울을 앞두고 두꺼운 털옷을 입은 토끼, 3중으로 집을 지으며 화려한 몸 색깔이 특징인 무당거미, 도토리 등 식량을 모으며 월동 준비에 한창인 청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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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날씨가 변하며 식물의 잎이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하는 현상을 단풍이라 하죠. 여러분은 가을에 단풍이 드는 원리를 알고 있나요. 잎이 넓은 활엽수는 봄이나 여름에는 나뭇잎이 초록색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잎 속 엽록소 때문입니다.

가을이 되어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면 나무는 잎자루와 가지 사이에 단단한 세포층인 떨켜를 형성해 수분과 영양분의 이동을 막고, 추운 겨울 식물세포가 얼어붙는 피해를 최대한 줄일 준비를 해요. 떨켜가 생기면 나뭇잎은 햇빛을 받아 만든 녹말(탄수화물)을 줄기로 보내지 못하고 나뭇잎 안에 계속 갖고 있게 되죠.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잎 안에 녹말이 계속 쌓여서 엽록소가 파괴돼요. 대신 엽록소 때문에 보이지 않던 색소가 겉으로 드러나 나뭇잎이 노랗거나 붉게 보이게 되죠. 참고로 카로틴(Carotene)·크산토필(Xanthophyll)은 나뭇잎을 노란색, 안토시아닌(Anthocyanin)은 나뭇잎을 붉은색으로 보이게 하는 색소예요. 느티나무잎이 늦가을에 노란빛이 도는 갈색이 되는 이유는 담황색 색소인 타닌(Tannin) 성분과 관련 있죠.

아차산은 여러 동물의 보금자리이기도 해요. 광진구 공원녹지과에 따르면 11월 아차산에서는 청설모·딱따구리·직박구리 등을 볼 수 있어요. 마침 잣나무 위로 다람쥐처럼 생긴 소형 동물이 지나가고 있었는데요. 이 친구의 이름은 청설모예요. 등에 줄무늬가 없어 자세히 보면 다람쥐와 쉽게 구분할 수 있죠. 빠른 움직임으로 나뭇가지를 요리조리 옮겨 다니던 청설모를 발견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우와!" 하며 반가움을 표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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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의 대표 유적인 아차산성은 평소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지만, 전문 해설사가 함께하는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출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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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북부 및 중부지방에 서식하는 청설모의 다른 이름은 청서(靑鼠)예요. 예전에는 청서의 털을 붓 만드는 데 많이 썼죠. 그래서 청설모(靑鼠毛)는 다람쥣과의 동물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날다람쥐 따위의 털이라는 의미도 있어요. 청설모가 귀엽다며 살피던 보경 학생기자가 "털로 붓을 만들어서 청설모라니 잔인한 것 같아요"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죠.

청설모는 잣나무·가래나무·가문비나무·상수리나무·밤나무 등의 열매와 나뭇잎·나무껍질 등을 먹이로 삼는데, 늦가을에는 월동을 위해 도토리·밤·잣과 같은 견과류를 바위 구멍이나 땅속에 저장하는 습성이 있어요. 즉, 소중 학생기자단이 만난 청설모는 월동 준비에 한창이었던 거죠.

"산에서 다람쥐나 청설모를 보면 반가운 마음에 먹이를 주는 사람도 있는데,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함부로 주면 안 돼요. 또한 등산하다가 도토리·밤 등을 주워 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다람쥐·청설모의 소중한 겨울 식량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가져가서는 안 됩니다."

청설모가 뛰어다니던 잣나무 옆에는 무당거미가 집을 짓고 먹이를 기다리는 중이었어요. 황색 바탕 몸에 녹청색 가로무늬가 있는 무당거미는 산지의 초원이나 들판, 길가 수풀, 인가 부근 등의 나무 사이 등에 거미줄로 대형의 원형 그물을 3중으로 치죠. 화려한 생김새 때문에 무당거미라고 불려요.

소나무부터 청설모와 무당거미까지. 11월 아차산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동식물을 살펴보다 보니 어느새 약 1380m 길이의 구간인 아차산동행숲길 일주가 끝났어요. 지하철을 타고 올 수 있는 도심 속 산에서 이렇게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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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맨 오른쪽) 해설사와 함께 아차산의 역사에 대해 살펴본 소중 학생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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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 속 그곳, 알고 보면 '뷰 맛집'

물과 간식을 먹고 휴식을 취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이번에는 아차산역사문화투어에 참여했어요. 아차산이 자리한 한강 유역은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에 모두 전략적 요충지였기 때문에 아차산에는 고구려에서 만든 소형 산성인 보루군과 신라에서 만든 아차산성이 현대에도 잘 남아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김민수 역사문화 해설사를 만나 아차산어울림정원 입구에서 아차산성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어요. 데크가 깔린 무장애 구간을 지나니 흙과 풀로 이뤄진 숲길이 나타났죠.

경사가 가팔라진 길을 보던 성윤 학생기자가 등산스틱을 꺼내 들었어요. 등산스틱은 산행 시 무릎이 받는 하중을 줄여주고 미끄러짐 방지에 도움이 되는 도구죠. 사용 전 높이를 본인의 팔꿈치 정도의 높이로 조절해 길이를 맞추고, 스틱 손잡이에 있는 스트랩에 손목을 넣은 뒤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스틱의 손잡이를 감싸 쥐어야 이동하다가 나무나 바위를 잡을 때 스틱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아요.

틈틈이 쉬면서 수분을 제때 보충하는 것도 중요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아차산성으로 가는 길목에 있던 벤치에 잠시 앉아 물을 마시며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단풍을 감상했죠. 올해는 이례적인 늦더위로 단풍의 절정도 늦어졌기 때문에 11월 초임에도 여전히 초록빛의 잎이 많았지만,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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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도심이 어우러진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정자인 고구려정 앞에 앉은 소중 학생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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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아차산성. 아차산성은 평상시에는 일반인에게는 개방하지 않지만, 전문 해설사와 동행하는 아차산역사문화투어를 이용하면 내부로 들어갈 수 있어요. 흔히 산 정상까지 올라야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산 곳곳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변의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들이 많죠.

아차산성 역시 광진구와 송파구,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한강의 풍광을 감상하기 좋습니다. 빽빽한 아파트부터 고층 빌딩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도심 전경과 한강의 물결, 잠실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까지. 소중 학생기자단은 잠시 넋을 잃고 그 광경을 감상했습니다.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유적인 줄로만 알았던 이곳이 알고 보니 '뷰 맛집'이었네요.

소중 학생기자단의 가을 산행은 하산하는 길에 있던 서울둘레길 코스 안내도를 살펴보는 것으로 끝났어요. 앞서 둘레길은 트레킹길의 하위 개념으로 길을 걸으면서 지역의 역사·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산줄기나 산자락을 따라 길게 조성했으며, 시점과 종점이 연결되는 숲길이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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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성은 흔히 역사적인 유적으로만 여기지만, 광진구와 잠실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뷰 맛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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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한 바퀴 휘감는 총 156.5km의 서울둘레길은 서울의 역사·문화·자연 생태 등을 탐방할 수 있는 도보길이에요. 21개 코스 곳곳에 휴게시설과 북카페, 쉼터가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이나 등산을 하기 좋죠. 아차산은 서울둘레길의 5코스에 해당하며, 코스는 깔딱고개 쉼터‣용마산 5보루‣헬기장‣아차산‣아차산 해맞이공원‣아차산 관리사무소‣아차산 생태공원‣광나루역의 약 4.6km 구간이에요.

생태를 체험하는 숲 해설부터 역사·문화를 향유하는 역사문화투어와 다채로운 매력의 둘레길까지. 도심에 있는 산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이렇게나 다양한 줄은 몰랐네요. 이제 등산은 정상을 향해 오르는 행위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신의 상황과 취향에 맞는 코스와 프로그램을 택해 늦가을의 정취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동행취재=김보경(서울 북성초 5)·정하은(서울 당현초 6)·조성윤(서울 개일초 4) 학생기자

■ 등산에 참고하기 좋은 사이트

서울의 외곽산부터 DMZ 접경지역까지. 다양한 테마의 산행 코스 정보를 소개하는 사이트를 모았어요.

1. 두루누비(코리아 둘레길): 대한민국 동·서·남해안 및 DMZ 접경지역 등 우리나라 외곽을 하나로 연결하는 약 4500km의 초장거리 걷기여행길인 코리아둘레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www.durunubi.kr

2. 숲나들e: 전국 휴양림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사이트로 휴양림, 관련 프로그램·부대시설 예약은 물론 전국 둘레길·트레일·탐방로·명품숲 등 다양한 테마가 있는 숲길 정보를 찾을 수 있죠. www.foresttrip.go.kr

3. 서울둘레길: 서울의 외곽산·하천·마을길을 연결하는 총 21개 코스 156.5km 서울 둘레길에 대한 정보를 다뤄요. 대부분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쉬우며 주로 경사가 심하지 않은 흙길이죠. gil.seoul.go.kr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늦가을에 하는 등산이라 그런지 아침에는 춥다고 느꼈어요. 활동이 편한 겉옷을 입고 가는 걸 추천해요. 전영실 해설사님의 설명 덕분에 우리나라 소나무와 리기다소나무, 잣나무의 차이점을 알았죠. 집 뒷산에서도 못 보던 토끼·청서·무당거미도 아차산에서 봤어요. 청설모의 털로 붓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간이 잔인하다고 생각했고, 무당거미가 3중으로 집을 짓는 것을 보고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김민수 해설사님과 함께 아차산성에 들어갔는데요. 평상시에는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고 해서 좋았어요. 아차산에는 고구려·신라와 관련된 유적이 있어서 학교에서 삼국시대 역사를 배울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김보경(서울 북성초 5) 학생기자

가을, 등산하기 참 좋은 계절인데요. 이번에는 등산로도 잘 되어있고 삼국의 역사까지 엿볼 수 있는 아차산으로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등산하며 토끼와 청서, 다양한 나무들도 보았어요. 북아메리카가 고향인 리기다소나무와 우리나라 소나무의 잎 개수가 다른 것이나, 나무가 떨켜를 형성해 겨울 준비를 한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아요. 쌀쌀하긴 했지만 걷기에 좋은 날씨였고 덕분에 원래 등산할 때는 잘 보지 않았던 나무들과 식물들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었어요. 소중 독자 여러분도 더 추워지기 전에 늦가을 등산을 즐겨보세요.

정하은(서울 당현초 6) 학생기자

가을 산을 본격적으로 등산해 본 것은 처음이라 마음이 두근거렸어요. 먼저 전영실 해설사님과 아차산동행숲길을 오르며 잣나무와 리기다소나무, 우리나라 소나무의 차이점을 비롯해 나무가 왜 겨울에 떨켜를 만드는 지도 설명을 들었죠. 나무들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니, 나무들 곁에서 산을 오르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은 것 같았어요. 김민수 해설사님과 아차산성으로 가는 길은 제게는 조금 가팔랐어요. 다행히 등산스틱을 이용할 수 있어서 산을 오르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산에 다니는 어른들이 배낭에 왜 등산스틱을 꽂고 다니시는지 몸으로 느꼈죠. 아차산성에 들어가서 비교적 높은 꼭대기까지 올라가니 멋있는 풍경이 펼쳐지고, 공기가 매우 시원하게 느껴졌어요. 롯데월드타워를 보며 우리 집 위치도 생각해봤죠. 그 풍경을 제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었지만, 제 눈에 보이는 만큼 멋지지는 않았어요. 사람들이 왜 등산을 해서 경치를 보러 가는지 알 것 같았어요.

조성윤(서울 개일초 4) 학생기자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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