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8일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에서 한 주민이 겨울을 보내고 있다. 2018.12.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이 1년 만에 27만원(17.7%)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고용 악화→실업 증가→소득 감소로 이어진 결과다. 반면 상위 20% 가구 소득은 1년 전보다 87만원(10.4%) 늘었다. 빈부 격차는 역대 가장 크게 벌어졌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60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3.6%(16만900원) 증가했다. 4분기 기준 전체 가구 소득 증가 폭은 2012년(5.4%) 이후 6년 만에 가장 컸다.
전체 가구 소득이 늘었단 통계는 저소득층에겐 먼 나라 얘기다. 소득 구간을 5개로 나눠보면 하위 20%인 1분위 소득은 123만8200원으로 전년보다 17.7% 줄었다.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4분기 기준 가장 큰 감소 폭이다. 1분위 소득은 2017년 4분기 10% 넘게 늘었지만 지난해 1분기부터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1분위 소득 감소 폭은 지난해 1~3분기 7.0~8.0%와 비교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1분위는 근로소득이 특히 많이 감소했다. 1분위 근로소득은 43만500원으로 전년 대비 36.8% 줄었다. 1분위 근로소득이 30% 넘게 감소한 건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1분위 처분가능소득 감소 폭은 19.5%로 더 컸다. 처분가능소득은 세금, 연금 납부액 등을 제외하고 실제 지갑에 들어 있는 돈을 의미한다.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8리스타트 잡페어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공고게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2018.10.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직장을 잃은 사람이 전년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1분위 가구당 취업자는 2017년 4분기 0.80명에서 1년 만에 0.64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1분위 가구에서 일하는 사람이 없는 '무직 가구'는 43.6%에서 55.7%로 확 뛰었다.
저소득층에 대한 정책 지원은 고용 악화에 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기초노령연금 인상 등 정부 지원을 의미하는 1분위 공적 이전소득은 44만2600원으로 전년 대비 17.1% 증가했다. 하지만 가구소득 감소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고령화,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 1분위 중 가구주 나이 70세 이상은 2017년 37.0%에서 2018년 42.0%로 확대됐다. 고령 인구는 고용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아울러 비교 시점인 2017년 4분기 1분위 소득은 10.2% 증가했었다.
1분위보다 소득 수준이 약간 높은 2분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분위 소득은 277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4.8% 줄었다. 특히 사업소득이 18.7% 감소했다. 내수 위축으로 영세 자영업 상황이 부진해지면서다. 2분위 사업소득이 큰 폭으로 줄면서 전체 사업소득도 2015년 3분기 이후 처음 감소를 기록했다. 중간층이라 할 수 있는 3분위 가구의 소득은 1.8% 증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종석 비서실장 등 참석자들과 손을 잡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8.12.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은 932만4300원으로 전년 대비 10.4% 뛰었다. 근로소득만 688만5600원으로 14.2%(85만3600원) 늘었다. 공적 이전소득이 30만3900원으로 52.7% 오른 게 눈에 띈다. 통계청은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자와 수급액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부터 지급되기 시작한 아동수당(월 10만원)은 2~5분위 공적 이전소득을 늘렸다. 고령층이 많은 1분위는 아동수당를 받는 가구가 거의 없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득 희비가 엇갈리면서 빈부격차는 4분기 기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다. 지난해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5분위 배율)은 5.47을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지표다. 값이 클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정부는 최근 분배여건의 어려움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소득분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일자리 창출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민간 뢀력 제고에 방점을 두고 규제개혁, 상생형 일자리 확산, 산업혁신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경담 기자 damda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