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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완영·장제원 의원이 궁금해하는 ‘직장 내 괴롭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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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7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 앞두고 ‘매뉴얼’ 발간

10인 이상 사업장 취업규칙 바꿔야…표준안 참고해 상황 맞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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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괴롭힘이냐? 매우 주관적인 거 아니예요?”(이완영), “정서적 고통이 뭐지요?”(장제원)

지난해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대해 자유한국당의 이완영, 장제원 의원이 한 지적이다. ‘괴롭힘’의 정의가 불명확해 법이 시행되면 사업장에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법안을 주도한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는 이를 “전형적인 발목잡기”로 비판했다. 이들은 “국외 입법례와 비교해도 괴롭힘 규정이 구체적이며, 벌칙과 과태료 규정이 없음에도 정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은 부당하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법사위원들의 ‘몽니’로 통과가 불확실하던 법안은 10월 ‘양진호 사태’가 일면서 겨우 국회 문턱을 넘었다. 동영상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미래기술 회장 양진호씨의 전 직원 폭행 사건은 전 국민적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양진호법’이라고도 부르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은 오는 7월16일부터 시행된다.

고용노동부는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없애기 위한 체계를 갖추는 데 필요한 사항들을 정리한 ‘매뉴얼’을 21일 내놨다. 매뉴얼은 법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을 분석해 어떤 행위가 해당하는지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또 예방 활동이나 사내 해결절차를 마련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과 취업규칙 작성 때 참고할 표준안을 담았다. 10인 이상 노동자를 상시 사용하는 사업이나 사업장은 법 시행 전까지 취업규칙에 관련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

취업규칙엔 ▲사내에서 금지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와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관련 사항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절차 ▲피해자 보호조치 ▲행위자 제재 ▲재발방지조치 등을 규정해야 한다. 사업장에선 고용부 표준안을 참고해 작성하되 사업장 상황에 맞게 체계를 설계한 뒤 이를 반영해 규정해야 한다. 사내 징계규정을 새로 만들거나 강화하는 경우는 노동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된다. 이는 노동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외 예방이나 발생 때 조치절차 등은 노동자 과반의 의견을 들어 정하면 된다. 고용부는 “이참에 사내 직장 내 괴롭힘 실태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을 하고, 전 직원 대상 예방교육을 한 뒤 관련 업무를 담당할 직원이나 부서를 둘 것”을 권했다.

이완영, 장제원 의원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던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나 노동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노동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된다. 고용부는 구체적으로 ‘신체에 대하여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행위’, ‘지속·반복적인 욕설이나 폭언’, ‘다른 직원들 앞에서 또는 온라인상에서 모욕감을 주거나 개인사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는 등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합리적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개인 심부름 등 사적인 용무를 지시하는 행위’, ‘합리적 이유 없이 업무능력이나 성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조롱하는 행위’ 등을 예로 들었다. 이는 사용자-노동자 사이뿐만 아니라 노동자-노동자 사이에 발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소속 노동자와 파견 노동자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도 해당 사용사업주가 조치의무를 진다. 행위가 발생한 장소는 사업장 내뿐만 아니라 각종 온라인 공간도 해당한다.

업무상 적정범위란 통상의 인간 관계에서 용인될 수 있는, 사회통념을 넘는 수준을 이른다. 반복적으로 개인 심부름을 시킨다거나, 업무지시를 하면서 폭언과 욕설을 지속적·반복적으로 한다거나,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의도적인 무시·배제를 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각 사업장에서 자율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체계를 갖추는 데 ‘매뉴얼’이 유용한 참고자료가 되길 기대한다”며 “정부도 사업장의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 지원, 존중하는 직장 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뿌리 뽑기 위한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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