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대신 기대여명 기준 고령층 구분
건강 상태 개선과 수명 증가 등의 영향으로 65세 이상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현행 65세로 정해진 고령층 기준나이를 경제적 관점에서 새롭게 추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21일 '새로운 방식의 고령화 평가'라는 보고서에서 "지금처럼 단순히 65세만 넘으면 고령층으로 구분하는 사회통념과 제도는 노년층의 경제활동 등에 불합리할 수 있다"며 나이 대신 기대여명을 기준으로 고령층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대여명이란 특정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1980년 66.1세에서 2017년 82.7세로 16.6세 연장됐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중인 부산도 비슷한 추세다.
보고서는 경제주체가 현재의 나이 즉, 출생이후 생존기간보다는 앞으로 남은 생존기간인 기대여명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은 다는 점을 고려해 고령층의 기준나이를 새롭게 추산했다.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고령층 기준나이는 남성 70세, 여성 74세로 기존 65세보다 훨씬 높아진다. 나아가 2045년 고령층 기준나이는 남성 74세, 여성 78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부산을 비롯한 국내 고령인구비중은 크게 줄어든다.
실제 2045년 기준 고령인구비중은 전국 18.1%, 부산 19.9%로 추정돼 기존방식으로 계산한 35.6%, 38.3%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노년부양비율 역시 전국 25.3%, 부산 28.0%로 기존방식(65.4%, 72.3%)의 5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관계자는 "평균 수명이 늘고 일할 능력도 있지만 은퇴 시기는 빨라지면서 한국의 노령층은 노후 불안감이 높다"면서 "하지만 기대여명을 감안한 새로운 방식의 노년층 추산법을 적용하면 65세가 넘어도 상당기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여명 개념을 적용한 고령층의 축소가 타당성과 현실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동시장이 65세이상의 근로자를 수용하는 여건을 먼저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선 고령 근로자를 기피하지 않는 문화적 여건 조성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아울러 개인·기업 차원에서만 고령노동자 수용성을 높이는 경우에는 비정규직 비중 증대로 사회내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경제조사팀 정민수 과장은 "우리사회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기 위해선 고용연장과 연금정책 조정 등 사회제도 전반의 개선에 관한 공론화와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부산은 상대적으로 빠른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65세이상 고용률은 전국평균보다 아직 낮은 상황을 감안할 때 고령층 일자리 모델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