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첫 美공장 건설 위한 법인 세워
車·배터리, 보조금 폐지 가능성 촉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사들은 미국 내 신규 법인을 신설하고 기존 법인의 역할을 강화, 급변하는 미국 시장과 반도체 정책에 빠르게 대처할 방침이다. 반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 폐지 가능성에 한국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는 사업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신설한 연구개발(R&D) 법인인 '삼성 페더럴(SFI)'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했으며, SK하이닉스는 지난 3·4분기 웨스트라피엣 법인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정관계 협력과 더불어 '초격차' R&D를 고리로 미국 연방정부와 군 등 정부 기관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 페더럴은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소재한 삼성 반도체의 미국 내 판매법인 SSI와 같은 건물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정부 물품 조달 데이터 웹사이트 고브트라이브에 따르면 삼성 페더럴은 미국 내 R&D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고성능컴퓨팅(HPC) 사업 등을 미국 정부와 진행 중이다.
미국 내 R&D 거점 확대와 함께 삼성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비해 해외 대관역량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우선 과제로는 칩스법 보조금 수령이 꼽힌다. 미국 정부가 TSMC에 칩스법 지원금 66억달러(약 9조2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확정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예비 거래 각서를 체결하고 아직 논의 중이다. 양사 모두 칩스법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쳐온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2025년 1월 20일) 전 매듭짓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첫 미국 생산기지 건설을 위해 웨스트라피엣 법인을 신설했다.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은 SK하이닉스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예정지로, SK하이닉스는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패키징 생산기지와 R&D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2028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트럼프 2기로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AI 경쟁이 심화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품귀현상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를 겨냥해 최근 개최된 'SK AI 서밋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웨이저자 TSMC 회장 등 AI 거물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AI 공급망'에서 빠질 수 없는 중추 기업임을 인정받았다.
한편 완성차 업체는 IRA 혜택이 폐지될 가능성도 제기되자 내년 현지 배터리 공장 완공 시점에 발맞춰 생산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기아가 미국 현지에서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 생산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조지아주에 3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합작 공장을 짓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과도 30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두 공장 모두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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