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폭행과 마약류관리법 등의 혐의를 받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2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2차 공판을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9.2.2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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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스1) 유재규 기자 = "대학교수 폭행, 도·감청 프로그램 제작 사실 인정한다. 다만, 공모는 아니다."

'엽기행각'과 '직원폭행'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전 회장에 대한 2차 공판이 21일 오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려 1시간20여분만에 종료됐다.

양씨는 이날 오전 11시께 성남지원 3호 법정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면서도 일부는 인정했다.

양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Δ폭행(상습 및 공동상해) Δ강요 Δ동물보호법 위반 Δ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Δ마약류(대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Δ성폭력 혐의 등 모두 6개다.

이날 재판에서 양씨의 성폭력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건에 대해서만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의 모두진술이 진행됐다.

양씨는 폭행 혐의 중 공동상해 부분에 대해서 일부는 인정하면서도 "다른 피고인과 사전에 협의해 대학교수 백모씨를 폭행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는 2013년 12월, 양씨가 판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사무실에서 양씨를 비롯해 양씨의 친동생인 양진서와 직원 4명 등 총 6명으로부터 감금을 당한 채 폭행 당했다.

백씨는 당시, 오후 3시에 양씨 사무실에 들어갔다가 오후 6시에 나왔으며 안면 등 부상으로 전치 21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 측은 이에 대해 일부는 인정했다.

양씨 변호인 측은 "양씨를 도와 백씨를 폭행하고 감금했다고 지목된 직원 4명은 사전에 양씨와 공모한 것은 전혀 아니다"며 "양씨가 자신의 동생인 진서씨에게만 '백씨를 혼내달라'고 지시해 모의한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양씨는 피해자의 경위 등이 적힌 진술서를 통해 '공분을 삭히지 못해 벌어진 일에 대해 회장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겠다'고 했다"며 "나머지 피고인들의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상습폭행과 마약류관리법 등의 혐의를 받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2차 공판을 마치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19.2.2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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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에서 양씨를 비롯해 법정에 출석한 피고인은 모두 6명이다.

이 가운데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전모씨에 대해서도 변호인 측이 일부분만 죄를 인정했다.

검찰은 "2013년 양씨는 회사에서 개발했던 도·감청 애플리케이션(앱) '아이지비'를 전씨와 공동으로 만든 것"이라며 "이 앱을 통해 당시 불륜을 의심했던 부인과 대학교수 백씨 사이에 주고 받았던 카톡 대화 내용을 함께 공유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이번에도 "공동이라는 단어는 부적절하다"면서 "양씨가 전씨에게 앱 개발을 지시해 만들었을 뿐, 절대 전씨가 도·감청 목적으로 해당 앱이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제작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둘 사이에 있던 카톡 대화 내용은 어떤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가"라고 변호인 측에 질문했다.

양씨는 변호인을 대신해 직접 "회사 데이터서버 관리자가 확인한다"고 답했다.

양씨의 3차 공판은 3월26일 열린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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