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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퍼팅 내기 지고 화내던 유치원생이 '제2의 박인비'를 꿈꾸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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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현경은 국내 72홀 최소타 기록을 보유한 19살 당찬 신예다. 2019시즌 KLPGA 투어에서 신인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현경이 경기 중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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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박현경(19)은 아마추어 시절 여자 골프 무대를 주름 잡던 유망주였다. 2013년 국가 상비군에 처음 발탁된 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가대표를 지냈다. 2016년에는 ‘세계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며 프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이때 얻은 보너스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회원 자격이다.

이듬해 ‘송암배 아마추어 선수권’에서 29언더파 259타를 치며 국내 72홀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2월 정회원으로 입회한 박현경은 그해 US 여자오픈 한국 예선전에서는 수석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어메이징’ 박현경을 있게 한 배경에는 승부욕을 빼놓을 수 없다. 전주에서 연습장을 운영하는 프로 골퍼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유치원 때부터 놀이 겸 연습장에 다녔다. 당시 박현경은 연습장의 손님들과 퍼팅 내기를 종종 하곤 했는데 지는 날이면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한다. 무엇이든 이겨야 직성이 풀렸다. 이런 근성을 눈치 챈 아버지는 골프 선수로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9살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박현경은 1년 뒤 처음 출전한 ‘녹색드림배 전국 초등학교 골프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박현경은 “1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니까 ‘제대로 해봐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골프 선수는 그때부터 아버지 꿈이 아닌 내 꿈이 됐다”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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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기대주 박현경이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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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는 10대 유망주의 질주였지만 프로의 벽은 녹록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드림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을 포함해 9번 톱10에 진입하며 상금 7위로 정규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프로 데뷔 첫 우승은 혹독한 신고식으로 기억된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친 후 결국 연장 다섯 홀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극도의 긴장으로 위경련 증상이 나타났지만 끝내 극복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현경은 “당시 우승 경험으로 승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조금은 버리고 즐길 수 있게 됐다”면서 “드림투어에서 활동한 1년은 선배 선수들과 친해지고 KLPGA 프로로 적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1부 투어 데뷔전이던 지난해 12월 효성 챔피언십 위드 SBS골프에서는 공동 6위의 호성적을 냈고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박현경은 “부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인상이 가장 큰 목표고 부상 없이 모든 대회를 소화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면서 “조아연과 임희정, 이가영, 이승연 등이 가장 큰 경쟁자인 것 같다”고 내다봤다.

KLPGA 신인왕 다음은 대선배 박인비(31)와 한국 무대를 점령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떠난 이정은6(23)처럼 성장하길 원한다. 박현경은 “박인비 선수 같은 퍼트 능력을 갖추고 싶고 이정은6 선수 같은 자기 관리를 배우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이어 “쇼트게임을 잘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고 팬을 소중히 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은퇴하기 전에 골프 인생 최종 목표인 세계 랭킹 1위에 반드시 오르겠다”는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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